(韓銀 금융강좌)(20)월가의 탐욕과 서브프라임..그 실체는
최종학 서울대 교수..회계지식을 통해 본 글로벌 경제위기
2015-04-22 08:29:40 2015-04-22 09:00:49
<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2008년 전 세계를 뒤 흔든 글로벌 세계경제금융위기의 발발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습니다. 미국 부동산 가격이 폭발적으로 뛰면서 거품이 발생했고, 부동산 투기가 만연했죠. 이후 빚을 갚기 어려운 서민들이 너도 나도 집을 내놓으며 매물이 급증했죠. 이 과정에서 투자은행과 헤지 펀드가 몰락하고 공적 자금 투입과 보너스 스캔들로 논란이 일었는데요. 오늘은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와 회계지식을 통해 본 글로벌 경제위기와 그 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도대체 왜 집값이 폭등하는 기현상이 발생했을까
 
◇미국 주택가격(케이스 실러 지수)추이
 
미국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볼까 해요. 1990년대 중반까지는 안정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폭발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는데요. 특히 1997년부터 2006년 여름까지 약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거품이 최고에 달한 거죠. 2006년 6월 최고점을 찍은 주택 가격은 현재까지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현 주택 가격은 2003년 초 가을 주택 가격과 수준이 비슷합니다.
 
거품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집값이 올라야 할텐데요. 경제학적 입장에서 가격이 상승하려면 수요는 늘고 공급을 줄어야겠죠. 수요가 늘려면 인구와 가구수가 증가해야 합니다. 소득도 올라야겠죠. 또 공급측면에서는 신규 주택 완공 수가 줄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수요측면에서 인구와 가구 수는 연평균 1% 미만의 미미한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소득수준 변화도 미미했어요. 명목상승률은 거의 0, 실질 성장률은 -1%였습니다. 그럼 신규 건설 주택 수가 줄었을까요? 이것도 아닙니다. 매년 200만개 수준으로 비슷했어요. 수요와 공급요인 모두 두드러진 변화가 없었는데 도대체 왜 가격이 폭등하는 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먼저 주택을 처음 구매하는 신규 구매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도심 공동주택에 기거하는 월세 불입의 저소득층과 대학가에 살던 신규 대학 졸업자들이 교외의 주택을 대거 구매한 겁니다. 어떻게 집을 살 수 있었을까요? 클린턴 행정부가 소비 활성을 위한 저금리 정책을 폈는데요. 당시 미국 연준 의장인 앨런 그리스펀의 지휘아래 부동산 담보부 대출회사를 설립해 거의 무료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저소득층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과감한 자금지원 정책을 실시한거죠.
 
부동산 금융회사는 정부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았습니다. 거의 0에 가까워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했습니다. 대출 시장은 점점 치열해져 대출조건이 대출자에게 유리하게 변해갔습니다. 처음, 3년, 5년간은 원금 상환이 필요 없는 대출 조건을 준거예요. 이렇다보니 주택 구입 후 무료로 몇 년 살다가 되팔면 돈을 번다는 인식이 환산됐습니다. 위기의 시작입니다.
 
◇부동산 투기의 만연..거품 꺼지며 위기 발생
 
◇서브 프라임 위기의 시작 – 매물 급증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원금과 이자 상환이 어려워진 저소득층은 집을 내다팔기 시작했습니다. 원금도 갚아야 할 5년이 다가오자 너도 나도 집을 내논 거죠. 2008년 수백만 채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오면서 집값은 폭락합니다. 금리 인상 뿐이 아닙니다. 정부 예산이 기존에는 대출자에 대한 예산을 지원했다면 테러와의 전쟁 지원으로 바뀐 겁니다. 특정기간 동안 이자만 내며 살던 주택 구입자들이 최초로 원금 상환을 시작해야 했고요. 또 이들이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불량한 서브 프라임 대출자인 만큼 시장 연체율이 급격이 증가하게 된 겁니다.
 
결국 부동산 담보 대출 전문 회사가 파산하면서 투자은행과 헤지 펀드에 위기가 전이됩니다. 이들은 부동산 담보부 대출금을 기반한 고수익 고위험 파생상품을 다량 보유했는데요. 공화당 정부시절 업계의 요구로 금융감독 당국의 직접 관리 대상에서 벗어난 투자은행이 파생상품에 활발히 투자한겁니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이 부도 위기에 처해집니다. 자사의 평균 20%가 관련 파생상품이고, 이 중 약 80% 이상이 손실로 자본잠식 상태가 되는데요. 미국 정부는 사상최대 규모의 구제금융 계획을 통해 총 약 1200조원을 공적자금에 투입합니다. 국민들은 불만이 팽배하겠죠.
 
◇투자은행의 공적 자금을 둘러싼 논란
 
◇투자은행의 공적 자금 보너스 스캔들
 
위 그림은 투자은행의 공적 자금 보너스 스캔들을 풍자한 만평인데요. 혈세 납세자(taxpayer)에 AIG임원이 칼을 꽂고 있습니다. AIG는 구제금융을 제일 먼저 받은 회사인데요. 이들이 보너스 잔치를 처음으로 한 회사이기도 하죠. 이 임원은 상처에 소금을 넣어줍니다(salt for the wound). 임원 보너스(exec bonuse)를 상처에 발라 불난데 부채질 하는군요.
 
골드만삭스 예를 들어볼께요. 골드만삭스가 2009년에 약 80억달러의 연봉을 지급했는데요. 직원 1인당 77만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9억원쯤 될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공적자금을 100억달러 받았고요. AIG를 통해 보험료 130억 달러를 받았어요. 이게 얼마나 많은 돈이냐면 골드만삭스 2008년 납부세금이 1400만달러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보너스 잔치를 하면서 2009년 1분기 흑자전환을 이야기 합니다. 즉 2008년 4분기 적자에서 2009년 1분기 사상최대의 흑자가 났거든요. 사실 이 흑자는 회계연도 변경의 효과였습니다. 원래 골드만삭스 회계연도는 11월에 끝나거든요. 즉 4분기가 2008년 9월 10월 11월이 되는데 회계연도를 바꿉니다. 새 회계연도는 2009년 1월부터 하기로 한 것이죠. 그렇게 되면 12월이 사라지네요. 사실 이때 사상 최대 월간 적자가 나거든요. 한달 동안 16억달러 적자가 납니다. 결국 이 시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사상 최대의 흑자로 멋지게 탈바꿈 하는 겁니다.
 
결국 월가의 탐욕, 2008 글로벌 금융위기는 투자은행들의 평가와 보상제도가 파생시킨 문제점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런 회사들은 살인적인 업무시간 뿐 아니라 철저한 성과평가에 의해 엄청난 보상을 받아요. 해고도 빈번하겠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없고, 단기 보너스에 초점을 둔 의사결정만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장기 리스크 관리를 할 유인이 없으니까요.
 
김하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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