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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문건 유출 파문, 흔들리는 '신연희 리더십'
구민들 "서명 강요했다" 민원 줄 이어
2015-05-25 18:22:15 2015-05-25 18:22:15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이 여파로 그동안 공을 들여온 국제교류복합지구 반대 운동도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신 구청장과 측근 등 10여명이 잠실종합운동장 개발 반대 서명 운동을 기획한 비밀회의 문건이 유출돼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그동안 서울시와 각을 세우면서 제기됐던 '동원령' 등 일부 의혹이 확인된 셈이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에서도 공무원을 동원해 서명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강남구청 안팎에서는 이번 문건 유출이 신 구청장과 소속 공무원간 갈등의 외부적 표출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신 구청장의 압력에 소속 공무원이 문건을 흘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비밀회의 문건 유출은 신 구청장에게 치명타가 됐다. 서명 운동은 신 구청장이 서울시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였다.
 
지난달 강남구는 강남구민, 타지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서울시청에 국제교류복합지구 계획 반대 서명 68만건을 제출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안이 도시건축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신 구청장은 "서울시가 민심을 허위·왜곡 했다"고 비난할 수 있었던 것도 서명 덕분이었다.
 
그러나 문건 유출로 반대 서명들은 신뢰성을 잃어버렸다. 도리어 강남구는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강남구민들 사이에서도 신 구청장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 주민 의견은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서명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에는 강남구청 공무원들이 서명을 강요했다는 강남구민들의 민원들이 연이어 접수되고 있다. 강남구청에 행정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요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추진은 탄력을 받고 있다. 강남구가 결정공시를 할 경우 소송을 걸겠다고 선언한 상태지만 서울시는 개의치 않고 있다. 서울시 동남권개발팀 관계자는 "강남구의 소송 언급은 대응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구청장은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강남구는 도시계획과장을 외부에서 채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행규칙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공무원이 아닌 외부전문가가 도시계획과장으로 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신 구청장이 도시계획과장에 측근을 임명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시계획과장 외부 채용은 또 공무원 승진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맺은 기술직 통합인사 합의도 어기는 것이 돼, 신 구청장에 대한 소속 공무원들의 불만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우)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좌)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실시된 2015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News1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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