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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절 이상 만성두통 부른다
경추 신경자극으로 유발…생활습관 교정 중요
2015-07-28 18:00:05 2015-07-28 18:00:05
김모씨(29세·여)는 수년간 두통과 어지러움증, 안구 통증 등으로 고생해 왔다. 최근에는 건망증까지 심해졌다. 긴장성두통, 신경성두통, 편두통, 우울증 등 다양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찾은 병원에선 목관절 이상 때문이라고 진단받았다. 목관절 치료를 받자 두통도 사라졌다.
 
경추성 두통은 목관절 이상으로 유발되는 질환이다. 체력저하, 운동 부족 등으로 척추주변 근력이 약화돼 목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의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사진/뉴시스
이 환자의 정확한 진단명은 '경추성 두통'이다. 즉 경추 이상으로 유발되는 두통을 말한다. 만성두통으로 시달리는 환자 중에선 상당수가 경추성 두통을 앓고 있다고 한다. 박승원 중앙대병원 척추센터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경추성 두통에 대해 알아본다.
 
경추성 두통의 증상은 다양하다. 한쪽 머리나 뒷머리에 두통이 있으면 경추성 두통이 의심된다. 한쪽의 눈에 피로감이 생기거나 눈이 아프고 시력이 떨어지는 것도 흔한 증상이다. 어지러움증, 이명, 경부통이나 어깨 통증, 팔저림 증상도 나타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으면 증상이 심해진다는 것도 특징이다.
 
위장관계 증상, 심한 경우는 기억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심지어 정신을 잃는 경우 등 중추신경계 증상도 동반될 수 있으며, 드물게는 목이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뒤틀어지는 사경증의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양한 증상들이 한꺼번에 발생할 수도 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두통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약 40%가 경추성 두통의 양상을 보인다. 경부통이 있는 환자의 80%가 두통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중앙대 용산병원이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통 환자의 약 10% 정도가 경추성 두통으로 진단됐다.
 
경추성 두통은 1980년대 초반에 정체가 밝혀진 비교적 새로운 질병이다. 제2~3경추신경에서 유래하는 후두신경이 통증의 발생에 관여한다.
 
다양한 증상과 함께 경추와 후두신경에 특징적인 압통이 관찰되면 경추성 두통으로 진단한다. 경추관절의 무리로 인해 주변 신경이 자극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위 디스크로 불리는 경추간판탈출증이 있는 경우에도 경추성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박승원 교수는 "휴식 없는 바쁜 현대 생활에 체력저하, 부족한 운동 등으로 유발된 척추주변 근력저하와 목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의 증가가 경추성 두통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기본적으로 한다. 약물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마취하는 방식이다. 적절한 약을 투약하면 70~80%의 환자는 증상이 호전된다고 박 교수는 말한다.
 
약물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신경차단술이나 고주파신경열치료를 시행한다. 신경차단술은 마취후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 부위에 바늘을 삽입시켜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다. 고주파신경열치료는 신경에 고주파용 바늘을 삽입후 고주파에 의한 열을 이용하거나, 전자기장을 이용해 신경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신경차단술과 고주파신경열치료는 1~2일 정도 단기간 입원으로 치료가 가능해서 부담이 적다.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경추간판탈출증로 인한 두통은 추간판 제거술 등으로 치료를 받는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 경추성 두통을 치료와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 속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는다. 치료를 받아도 피로누적, 근력저하로 인해 증상이 재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치료는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지나 피로 누적과 근력저하 등 원인으로 항상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추성 두통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반드시 주기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체력 증진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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