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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열대야 숙면이 필요한데…
체온·습도 유지…음주는 깊은 수면 방해
2015-08-11 13:13:49 2015-08-11 13:13:49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밤의 기온이 높이 올라가고 습도가 높아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열대야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비결에 대해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장애클리닉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수면은 건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밤에 수면 장애가 지속되면 낮 동안 졸음, 피로감, 의욕 상실 등으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 만성피로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 등 기계를 다룰 경우 사고의 위험에도 노출된다.
 
밤에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절한 체온과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여름철 열대야에서는 높은 기온으로 체온이 높아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열대야는 여름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현상을 일컫는다. 주로 일 평균 기온이 25도 이상이면서 일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무더운 여름에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장마가 끝난 뒤에 열대야가 나타난다.
 
침실의 온도와 습도를 수면에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18~22도 정도가 수면에 적정한 온도다.
 
하지만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선풍기나 에어컨을 과하게 틀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습도나 온도가 너무 떨어져서 호흡기 계통을 건조하게 만들어 감기에 취약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대략 24~26도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 동안 내내 켜놓는 것은 좋지 않다.
 
유난히 더위를 못 견뎌 매일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은 가장 손쉬운 불면증 해결방법인 수면제 복용을 고민하곤 한다. 짧은 기간 동안의 수면제 사용은 효과적이고 손쉽게 불면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수면제의 장기간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상당수의 수면제는 약물 의존성이 있는 약물이다. 약을 먹어야 잠을 잘 수 있다라는 심리적 의존이 생겨 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수면제 사용보다 올바른 수면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기상해 활동함으로써 뇌 속의 생체 시계를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의료진은 강조한다.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하면 생체 시계에 혼란을 줘 잠들기 더 어려워진다.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잠을 보충하려고 하면 불면증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낮에 활동하는 데 지장이 있을 정도면 20~30분 짧은 낮잠을 청하면 도움이 된다. 지나친 낮잠은 밤에 잠들기 힘들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해 피해야 한다.
 
다만 밤잠이 오지 않는데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은 오히려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땐 잠자리에서 나와 컴컴한 마루 같은 곳에 앉아서 잠들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잠이 올 때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가벼운 수면 장애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땀이 촉촉하게 배일 정도로 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결렬한 운동은 피하면서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늦은 저녁에 하는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저녁 시간에는 흥분을 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늦게까지 TV 등을 시청하면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돼 뇌가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명상처럼 이완 요법이 잠을 청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 녹차, 홍차, 콜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피해야 한다. 담배, 흥분제 등도 수면에는 방해가 된다. 특히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술은 수면 뇌파를 변화시켜 잠이 들긴 들더라도 깊은 잠을 못자고 자꾸만 깨게 된다.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경우는 따뜻한 우유 한잔과 같은 가벼운 군것질이 도움이 된다. 다만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너무 많으면 밤에 요의를 자주 느껴 잠을 깨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취침 전에 긴장을 충분히 풀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 환경을 조용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편안한 수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소음, 빛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얇은 소재의 시원한 잠옷을 입고 얇은 이불로 배를 덮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정석훈 교수는 "달게 자는 깊은 잠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건강 보약"이라며 "건강한 수면 습관을 통해 여름철 흐트러지기 쉬운 잠을 잘잡아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밤늦은 시간에 한여름밤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열대야 수면 장애를 피하려면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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