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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쉬운 행복주택…"목동 해제됐지만 14만가구 공급 할 것"
2015-08-12 16:20:55 2015-08-12 17:27:40
부동산1번지 강남 한복판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행복주택이 일반 변두리 임대주택으로 전락했다. 목동 사업이 취소된데 이어 서울 송파구 잠실에 짓기로 했던 행복주택 2개 지구도 사실상 해제수순에 들어갔다. 애초 야심차게 구상했던 '진짜 강남 행복주택'은 사라지게 될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1일 "송파구청과 행복주택 추진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송파구에는 탄천변을 따라 잠실동과 가락동에 잠실지구와 송파지구 2개 행복주택 시범지구가 지정돼 있다. 하지만 목동의 선례를 따를 경우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송파구 행복주택을 강제할 수 없다.
 
시범지구 중 공릉은 이미 사업승인을 완료한 상태로,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도 사업을 되돌릴 수 없다. 반면, 지구지정만 돼 있는 송파구 2개 지구는 협의에 따라 해제가 가능하다. 송파 2개 지구와 함께 임대수요의 큰 관심을 받았던 범강남권 목동지구는 주민들의 반발로 지난 달 22일 지구지정이 취소됐다.
 
2013년 5월 당시 국토부는 서울 목동, 잠실, 송파, 오류, 가좌, 공릉, 경기 고잔 등 7개 지역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했다. 하지만 수년간 주민 반대에 시달리다 결국 강남권 3개 시범지구에 대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국토부와 송파구는 대체 부지인 송파구 마천동과 복정동에 행복주택을 추진하고 있지만 강남권에 포함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복정동과 마천동은 송파구 내 최외곽 지역이다. 복정동은 경기 성남시와 접해 있고, 마천동은 하남시와 붙어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행복주택이 관심을 끌었던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강남 역세권에 짓겠다는 것 때문이었다"며 "임대주택이 가지고 있는 주요 단점인 도심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려난다면 기존 임대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강남에 대한 넘치는 임대수요는 1차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서 확인됐다.
 
지난 6월 말 입주자모집을 받았던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는 40가구 모집에 3208명이 몰리며 경쟁률 80.2대 1을 기록했다. 87명을 받은 서초내곡지구에도 2480명이 접수, 28.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구로천왕지구는 374명 모집했지만 신혼부부, 고령자용 주택 61가구는 모집원수를 채우지 못했다. 346가구를 짓는 강동강일지구 역시 신혼부부용 78가구는 세입자를 찾지 못해 사회초년생에게 돌리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대주택을 강요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됐다"며 "큰 틀에서 목표했던 행복주택 14만가구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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