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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 '움찔' 안면신경장애 의심
50대 발병률 높아…방치하면 합병증 유발
2015-09-08 11:36:22 2015-09-08 11:36:22
정모(58)씨는 가끔 눈밑이 움찔거렸지만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빈도가 잦아지는가 싶더니 얼굴 전체에 증상이 보일 만큼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정씨는 안면신경장애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면신경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7만2600여명으로 2010년(6만1000여명) 대비 19%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50대가 26%, 40대가 19%, 60대가 18%, 30대가 14%, 70대가 11% 순이었다.
 
안면신경장애는 뇌신경 중 얼굴근육과 미각, 분비기능 등을 담당하는 안면신경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비정상적인 신경흥분이나 감염, 외상 등에 의해서 발병한다.
 
안면신경장애 가운데 안면경련이 가장 흔하다. 얼굴이 움찔거리는 안면경련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면 부위에 경련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한쪽 안면 부위가 일그러지는 증상이다. 대부분 눈 가장자리가 떨리거나 입 꼬리가 움찔거린다. 수면 중에도 경련이 나타날 수 있고, 기분이 나쁠 때나 긴장,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 알코올 섭취 시 빈번하게 발생한다. 안면신경 뿌리 부분이 혈관에 압박된 상태에서 혈관이 박동할 때마다 신경 자극이 가해진 것이 원인이다.
 
안면경련을 일시적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환자가 적잖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돼 회복 속도가 늦춰지고 후유증까지 남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드물지만 뇌혈관 기형, 뇌동맥류, 뇌종양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이런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보톡스 주사, 약물, 수술 통해 치료를 받게 된다. 보톡스 주사치료는 안면경련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사용한다. 안면근육에 주사해 근육이 수축하지 못하게 한다. 보톡스 치료는 3개월 간격으로 시술하며, 이후 약 90% 이상에서 즉시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나 물체가 두개로 보이는 복시, 안구건조증과 같은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신경안정제, 혈관확장제, 항콜린 작용 약제 등을 통해 환자의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을 줄여 안면경련 횟수를 줄인다. 약물만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기력 쇠퇴, 어지럼증, 졸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약물로 치료할 수 없을 만큼 증상이 악화된 경우 신경 자극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주는 '미세혈관 감압술'을 시행한다. 수술 치료는 문제가 되는 안면신경 뿌리 부위의 혈관 압박을 없애는 원리다. 안면경련으로 인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평소에 안면근육 사용하는 연습을 통해 경직을 풀어주면 안면경령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윙크하기나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등이 대표적이다. 얼굴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는 것도 좋다. 또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눈의 피로가 누적되고, 얼굴근육이 경직된 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눈 주위를 마사지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신경전달물질의 재료가 되는 콜린이 많이 함유된 계란이나 두부 등을 자주 섭취하도록 한다.
 
이승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50대의 경우 뇌혈관 탄력이 줄어들고 구부러져 뇌신경과 접촉, 압박하게 된다"며 "지속적인 자극과 간섭으로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신경막이 손상돼 안면경련의 발생 빈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복 속도가 늦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도움말=이승환 교수) 
◇안면경련을 일시적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환자가 적잖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돼 회복 속도가 늦춰지고 후유증까지 남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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