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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츠컵)미국팀, 혈전 끝에 1점차 승리
배상문·대니 리 등 한국계 활약 돋보여
2015-10-11 18:22:16 2015-10-11 18:23:17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2015 프레지던츠컵' 승리의 여신은 결국 미국팀을 향해 미소지었다. 첫날 부진을 딛고 둘째날 선전한 인터내셔널팀은 셋째날 팽팽한 균형을 잡으면서 역대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넷째날 미국팀 상대 한 점 간격을 줄이지 못했고 결국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이날 승리로 미국은 9승1무1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8~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은 미국팀이 인터내셔널팀에 15.5-14.5(4-1, 1.5-3.5, 4-4, 6-6)로 이기며 막을 내렸다. 이로써 미국팀은 2005년 대회이래 6연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인터내셔널팀에 유리한 여러 규정들이 도입됐다. 대회 진행에 대한 긴장을 더하기 위함이다. 인터내셔널팀 단장이 포볼·포섬 방식의 순서를 정할 수 있고 경기수 또한 30경기로 부담이 줄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우승의 영예는 역시 미국팀이 안았다.
 
조던 스피스. 사진/뉴스1
  
모두 30게임이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먼저 15.5점을 따면 우승이 확정된다. 승리시 1점을, 무승부시 양팀 0.5점씩을 받는 방식이다.
 
포섬 5게임으로 치른 첫날은 미국팀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조별 대회로 치른 4번을 모두 승리한 '필승조' 루이 우스투이젠(33)-브랜든 그레이스(27·이상 남아공)조를 빼곤 모두 미국팀에 졌다. 18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4조를 빼곤 인터내셔널팀은 미국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경기를 일찍 마쳤다. 지난 7일 기자회견 때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이 "올해는 (인터내셔널팀이) 연패를 탈출할 것"이란 각오를 보였지만 포섬에 강했던 미국팀의 기량은 여전했다.
  
포볼 5게임이 열린 둘째날 인터내셔널팀은 반격을 시작했다. 첫날 승리한 4개조를 바꾸지 않은 미국과 달리 인터내셔널팀은 첫날 패했던 4개조를 바꿨고, 결국 3승1무1패로 좋은 성과를 보이며 미국팀을 1점차로 뒤쫓았다. 선수 의견을 수용해 언어 소통이 원할한 선수끼리 조를 편성한 것이 주효했다. 인터내셔널팀 1조로 나선 우스투이젠-그레이스 조는 세계랭킹 1위인 조던 스피스(22)와 '최장타자' 더스틴 존슨(31)으로 구성된 미국팀 1조를 4&3(3홀 남기고 4홀 차)으로 제압하며 필승조 면모를 과시했고, '코리안 듀오' 배상문(29)-대니 리(25·뉴질랜드·한국명 이진명)는 미국팀 리키 파울러(27)-지미 워커(36)조를 18홀 접전끝에 겨우 제압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포섬과 포볼을 4게임씩 한 셋째날은 3승2무3패(포섬 2승2패, 포볼 1승2무1패)로 팽팽했다. 인터내셔널팀의 우스투이젠-그레이스 조는 오전·오후 모두 이기며 총 4점을 딴 가운데, 세계랭킹 1·2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4조는 끝내 2위인 제이슨 데이(28·호주)가 속한 인터내셔널팀이 1위인 조던 스피스(22)가 속한 조에 연이어 패했다. 일본어가 가능한 배상문이 마쓰야마 히데키(23·일본)와 함께 한 '한·일 듀오'는 오전 미국팀 빌 하스(33)-매트 쿠차(37)조와 극적으로 비겼고 오후에는 지미 워커-크리스 커크(30)조에 6&5(6홀 남기고 5홀 차이 우세) 압승했다. 6&5는 15년 전 나왔던 대회 최대 점수차와 타이 기록이다. 
 
싱글 매치플레이로 열린 넷째날 결과는 5승2무5패였다. 결국 1998년 이후 17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던 인터내셔널팀의 맹추격은 아쉽게 좌절됐다. 초반은 선수 기량이 월등히 좋은 미국이 앞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내셔널팀이 추격하며 12.5대 12.5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무렵 미국팀 베테랑 선수가 잇따라 인터내셔널팀 선수를 이기며 미국팀이 승기를 챙겼다. 인터내셔널팀 마지막 주자 배상문도 빌하스(33)와 접전을 벌였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패했다.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경기에서 미국팀이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대회에 대해 PGA 투어 팀 핀첨 커머셔너는 "한국에서 이런 세계적인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만족했다. 그는 "향후 더 많은 선수가 아시아에서 나와야 하고 더 많은 일반인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가 아시아 골프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이번 대회 중 PGA 투어는 2019년도의 대회 개최지를 호주 멜버른으로 정했다. 프레지던츠컵은 격년제로 열리며 2017년 대회는 미국 뉴저지 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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