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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스포츠 스마트웨어 '스마트 B-트레이너'
2015-12-10 09:43:37 2015-12-10 09:43:5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1년 중 가장 움직이기 싫은 계절이 돌아왔다. 추위 핑계를 대면서 이불 안에서 뒹굴뒹굴하다, 봄이 돌아오면 '아차' 싶은 게 한 두 해 이야기더냐.
 
집 밖을 나가기가 싫지, 일단 나가서 운동을 하고 나면 그 때 느끼는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 같은 귀차니즘과 의지박약 해소를 위해서 소니의 스포츠 스마트웨어인 '스마트 B-트레이너'를 일주일 간 사용해봤다.
 
음성으로 운동을 코치해주거나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제품들은 이미 많이 나왔다. 스마트 B-트레이너가 다른 기기와 다른 점은 달리기에 의한, 달리기를 위한 러닝 전용 제품이라는 점이다.
 
소니의 스마트 B-트레이너는 목에 두르는 넥밴드 스타일의 스마트 웨어다. 사진/ 뉴스토마토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운동 동기를 부여하고, 체계적인 운동이 가능하게 도와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제품을 사용하기 전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기능은 '다이내믹 음악 재생'이었다. 운동 중 사용자의 심장 박동수를 측정해 운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동으로 BPM(beats per minute) 음악을 선곡해준다고 하는데 '글쎄, 얼마나?'라는 불신이 있었다.
  
미리 설정한 목표보다 심장박동이 느리면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비트가 강한 음악을 틀어주고, 심박수가 예상 목표보다 너무 높을 때는 낮은 템포의 음악을 재생해서 페이스를 조절해주는 방식이다.
 
막상 사용해보니, 뛰기 전 워밍업을 위한 걷기를 할 때는 비트에 큰 변화가 없다. 그러다 파워워킹으로 넘어가면 비트가 강해진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하드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즐겨듣다보니 스마트 B-트레이너가 선정해주는 음악이 약하게 느껴졌다.
 
이 제품은 운동 중 사용자의 심장 박동수를 측정해 운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동으로 BPM(beats per minute) 음악을 선곡해준다. 사진/ 소니코리아
 
기자처럼 좀 더 강한 음악을 원할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서 비트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기본 베이스를 본인 수준에 맞추고 시작하면 그 기준을 기반으로 음악을 재생해준다.
 
스마트 B-트레이너에 굳이 음악을 따로 저장하지 않아도, 기본으로 다양한 BPM의 음악들이 내정돼 있다. 음악 파일이 없는 경우 그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해도 무방하다.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듣고 싶은거나 본인이 아끼는 곡들이 있다면 16기가바이트(GB)의 내장 메모리에 파일을 옮기면 된다.
 
심박수에 따라 음악 비트 조절이 가능한 건 오른편에 위치한 심박 측정 센서 덕분이다. 제품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귀에서 맥박을 측정한 후 이를 알기 쉽게 심박수로 표현해준다.
  
이 제품에는 심박계뿐 아니라 가속도계, GPS, 나침반, 회전나침반(자이로스코프), 기압계 등 러닝에 필요한 6개 센서가 탑재됐다. 이를 기반으로 러닝할 때 총 11가지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거리와 속도는 기본이고 경로, 칼로리, 시간, 고도, 심박수, 걸음수, 보폭, 피치, 페이스 등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기록한다.
 
달리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페이스 조절이다. 한 번 맥이 끊기면 처음부터 다시 피치를 올려야 하는데, 평소 운동을 자주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제품은 차별화 돼 있다.
 
소니 스마트B-트레이너로 운동하는 모습. 사진/ 소니코리아
 
일반적으로 러닝을 도와주는 제품들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한창 달리다가 폰을 꺼내서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 B-트레이너는 스마트폰 없이 운동이 가능하다. 제품과 스마트폰이 페어링이 된 상태라면, 제품만 착용해서 운동을 시작해도 된다.
 
러닝 중 심박수와 이동거리 등의 정보를 주기적으로 음성으로 알려준다. "운동이 곧 시작됩니다", "현재 주행 거리 3Km입니다", "운동이 종료되었습니다" 등을 실시간으로 들려주기 때문에 운동 중 멈추거나 기기를 꺼낼 필요 없이 현재의 상태를 기반으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 
  
운동 데이터는 러닝을 마친 후 애플리케이션(앱)에 전송한 후 누적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과의의 연결은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블루투스를 통해 가능하다. 한 번 연결 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스마트폰과 스마트 B트레이너를 가까이 데기만 하면 저절로 연결이 된다. 
 
아울러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운동 중 전화통화가 가능하며, 갑자기 중요한 내용을 기록해야할 때는 녹음 버튼을 눌러서 음성으로 메모를 남길 수도 있다.  
 
한 번은 운동을 마친 후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는데 갑자기 오류가 났다면서 앱이 꺼졌다. '이렇게 허무하게 운동 기록이 사라지는 건가' 싶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데이터는 보존된다. 다음날 운동을 마친 후 당일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보냈더니, 전날 오류가 난 운동기록도 함께 전송됐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이동경로, 거리, 속도, 칼로리, 시간 등을 매번 기록해주며, 운동할 때마다 데이터를 누적해 앞으로 운동 방향을 설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진/ 뉴스토마토
 
좀 더 전문적인 코칭을 받고 싶은 사람들은 스포츠 전문 브랜드 아식스의 전문 코치진의 노하우로 만들어진 '마이 아식스' 앱을 사용하면 된다.  
 
스마트 B-트레이너가 러닝 특화 기기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달릴 때 사용하라는 법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근무시간에는 걷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속도와 거리, 경로와 소모 칼로리 등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어피스를 꽂으면 수영할 때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이 제품은 수심 2m 이내의 담수에서 30분 동안 견디는 최고 수준의 IPX5/8 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또 비나 눈이 오거나 땀을 많이 흘리더라도 문제 없다.
 
운동할 때 제품이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사이즈의 실리콘 조절 밴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귀에 딱 맞는 크기를 택해야 심박측정이 제대로 되고 운동 중 불편함이 없다. 실리콘 덕분에 차음성이 좋아서 운동 중 외부 소음 차단이 잘된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에서 들리는 음악과 음성코치에 집중할 수 있겠지만 운동 중 생기는 비상상황, 예를 들어 사람이나 자전거와의 충돌, 자동차 접근 소리 등에는 대응이 다소 둔화되는 느낌이었다. 
 
목에 두른 후 귀에 꽂아서 사용하는 넥 밴드 스타일로 본체에는 다양한 기능의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 소니코리아
 
아울러 이 제품은 팔이나 손목에 제품을 장착할 필요 없이 바로 귀에 꽂을 수 있는 이어폰과 비슷한 넥밴드 형식이라 휴대성이 좋다. 다만, 귀에 걸기가 불편했다. 무게가 43그램(g)으로 무겁지는 않지만 크기가 크다. 귀에 맞는 사이즈의 실리콘을 택한 후 제품을 귀에 걸어도 자꾸 빠지거나 뒤로 쳐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운동 중 스마트폰 없이 제품 자체만으로도 여러 기능을 조절 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귀에 위치하는 본체 크기를 키울 수 밖에 없었던 거 아닌가 싶다. 본체에 재생·정지·메모 버튼과 블루투스 버튼, 곡탐색 버튼, 볼륨 버튼, 시작 버튼, 전원·통화·메모버튼 기능이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러닝에 있어서는 현존하는 스포츠 및 웨어러블 기기 중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 만큼의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다. 다만, 이 제품은 러닝 전용 제품이다. 이 말을 달리하면 러닝에 있어서는 특화됐지만 등산이나 골프, PT 등의 다른 운동을 할 때는 체계적인 데이터 측정이 어렵다는 말이다. 때문에 이 제품을 100% 활용하려면 달리기를 집중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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