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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위험 녹내장, 안압 조절 필수
주변시야 서서히 소실…말기에 자각증상 호소
2016-02-17 06:00:00 2016-02-17 06:00:00
녹내장이 무조건 실명하는 질환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로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면 실명을 막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녹내장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76만7300여명으로 2011년(52만5600여명) 대비 46%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연령별로는 50대와 60대가 나란히 2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70대가 19%, 40대가 16%, 30대가 9%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41만5600여명으로 남성 환자 35만1600여명보다 15% 정도 많았다.
 
녹내장은 안압상승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에 장애가 생겨 시야 결손 및 시력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고, 병이 진행돼도 중심시력은 그대로인 상태서 주변 시야가 조금씩 소실되기 때문에 본인이 알아차리기 힘들다.
 
녹내장은 개방각 녹내장, 폐쇄각 녹내장, 정상안압 녹내장, 이차성 녹내장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환자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면 '순한 녹내장'과 '독한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다. '순한 녹내장'은 시력손실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부분의 정상안압 녹내장이고, '독한 녹내장'은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폐쇄각 녹내장, 신생혈관 녹내장, 포도막염 녹내장, 거짓비늘 녹내장 등을 말한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순한 녹내장'에 속한다. 안과전문의의 권유대로 정기적인 검사와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면 실명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순한 녹내장'이라 하더라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심각한 시력·시야 이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 '독한 녹내장'은 약으로 안압 조절이 안 되면, 녹내장 수술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은 시야검사 결과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나뉜다. 시야검사의 원리는 청력검사와 비슷하다. 청력이 좋은 사람은 작은 소리도 잘 듣고, 청력에 문제가 있다면 작은 소리를 잘 못 듣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경세포의 기능이 정상이라면 어두운 빛도 볼 수 있지만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어두운 빛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망막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들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기 위해서 망막의 여러 부위에 밝은 빛, 어두운 빛을 번갈아 가면서 비춰주고 얼마나 잘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시야검사의 기본 원리다. 녹내장의 진행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처음 진단 당시의 안압, 각막두께, 시신경유두·망막신경섬유·안저 사진, 시야검사 등의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눈이라도 녹내장의 진행 시기에 따라서 시신경유두, 망막신경섬유, 시야검사 중 진행이 가장 잘 나타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녹내장의 진행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 본인의 증상과 상관 없이 녹내장 정밀검사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받아야 한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녹내장이 빨리 진행돼버리면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초기에 더 심해지지 않게 관리와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 치료의 핵심은 안압 조절이라고 할 수 있다. 안압이 다른 사람보다 높지 않더라도 그만큼 시신경이 상대적으로 더 약하다면 안압을 더 낮춰야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정상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안압이 정상범위지만, 시신경이 약한 사람에겐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안압인 경우가 많다. 안압 외에 다른 요인들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안압 조절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안과에서 처방 받은 안약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정안압은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녹내장 상태에 따라 시신경유두, 망막신경섬유층, 시야검사의 결과를 보고 안압이 적절한지 계속 평가해야 한다.
 
황영훈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는 "기본적인 안과 검사 외에 추가로 정밀검사가 계속 필요하다. 안압은 워낙 여러 가지 요인들의 영향을 받고, 계속 변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며 "안압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안과전문의의 정확한 측정과 판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순한 형태의 녹내장인지, 안압 조절이 잘 되는지 초기인지 상태에 따라 환자가 어느 정도 녹내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며 "정기적인 검사와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녹내장 치료의 핵심은 안압 조절이다. 안과에서 처방받은 안약을 꾸준히 사용해야 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안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사를 통해서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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