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의 증권거래 운영사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미국이나 홍콩 등 경쟁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럽의 최대 증권 거래소가 탄생하게 된다.
2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증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증시를 운영하는 도이체뵈르제(Deutsche Boerse AG)와 영국의 런던 증시를 운영하는 런던증권거래소(LSE Plc)가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기업의 합병 논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이체뵈르제와 런던증권거래소는 지난 2000년 처음으로 합병을 논의했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마무리됐고 이후 2004년에도 합병이 추진됐지만 끝내 성사되진 못했다.
현재 두 회사는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동등하게 지분을 갖는 대등합병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합병이 추진되면 도이체뵈르제의 주주들은 합병사 전체 주식의 54.4%, 런던증권거래소의 주주들은 45.6%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긴밀한 논의 중에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E) 그룹이나 홍콩의 증권거래소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오르게 될 전망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세계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311억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와 홍콩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각각 288억달러, 270억달러 규모로 2, 3위다. 도이체뵈르제와 런던증권거래소는 각각 168억달러, 128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합병이 성사되려면 당국의 승인 절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준독점을 우려해 도이체뵈르제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의 합병을 저지한 바 있다.
이날 USA투데이는 “런던ICE 선물거래소가 NYSE 유로넥스트를 인수한 사례를 보면 증권거래 운영사들의 M&A는 거래 상품의 다양성을 늘리고 투자자들의 거래 활동을 늘려왔다”며 “이번 합병 역시 유럽 증권 시장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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