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디바이스세상)360도 변화무쌍…트랜스포머 '에이수스 Vivo Book Flip'
키보드·확장성·정숙함까지 갖췄다…무게와 가격은 '부담'
2016-03-13 11:50:26 2016-03-13 11:50:26
누구나 하나쯤은 들고 있는 스마트폰. 교체수요 외에 신규수요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사회를 파고들었다. 웹서핑을 하고, SNS로 소통하고, 게임과 영화·음악을 즐기고, 쇼핑하는 것을 넘어 업무 활용까지,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한다. 스마트폰이 기존 IT·전자기기 기능을 한 데 담으면서, PC와 카메라 등 '잘 나가던' 디바이스의 퇴조도 급격히 진행됐다. 노트북 역시 그중 하나다. 스마트폰 공세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노트북도 반격을 꾀했다. '울트라 슬림'으로 휴대성을 강화하는가 하면, 태블릿과 노트북을 결합한 '투인원(2-in-1)'도 탄생했다.
 
투인원은 태블릿PC에 탈부착이 가능한 키보드를 결합해, 상황에 따라 노트북처럼 쓸 수 있도록 만든 융합형 디바이스다. 투인원에 대한 단점은 적지 않았다. 태블릿PC 모양을 갖추기 위해 본체를 얇고 작게 만든 것까진 좋았지만, 윈도우는 여전히 터치 인터페이스에 친화적이지 못했고 배터리 지속시간 또한 짧아 업무를 장시간 지속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투인원'의 한계에이수스의 발상 전환
 
에이수스(ASUS)는 이 같은 투인원의 기존 단점에 착안, 아예 키보드를 뒤로 접어버리는 방식의 노트북 'Vivo Book Flip'을 내놨다.
 
Vivo Book Flip TP301UJ. 사진/에이수스
 
Vivo Book Flip은 태블릿 형태의 모니터가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총 4가지 모드가 지원된다. 회사와 학교에서는 일반 노트북 모드, 대중교통 등 차량을 타고 이동할 때는 태블릿 모드가 편리하다. Vivo Book Flip의 백미는 스탠드와 텐트 모드다. 이 둘은 접는 형태인 투인원 노트북만의 특화 기능이다. 뒤로 접어 키보드가 바닥에 닿도록 ‘ㄴ’ 모양으로 만드는 것을 스탠드 모드, 또 뒤로 접어 ‘ㅅ’ 모양으로 놓는 것을 텐트 모드라고 부른다.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을 볼 때 특히 유용하다.
 
접는 형태의 제품군에 있어서 디스플레이 영역과 키보드 영역의 연결 부위, 즉 힌지(경첩)의 견고함은 제품을 고를 때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만약 힌지 부분이 느슨해진다면 360도 회전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노트북으로서의 정체성도 잃게 된다. 똑같이 360도 회전이 가능한 경쟁사 노트북 레노버 요가900과 비교해봤을 때 안정성은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레노버가 채택한 강력하고 우아한 시계줄 스타일의 '럭셔리'한 힌지에 비해 디지인은 떨어지는 편이다.
 
Vivo Book Flip의 텐트모드. 사진/에이수스
 
무게 1.5kg 다소 아쉬워…키보드 감은 '굿'
 
문제는 무게다. 최근 출시된 노트북 치고는 1.5kg로 무거운 편이다. 노트북을 늘 곁에 두고 사는 기자로서는 썩 내키지 않는 무게다. 노트북의 휴대성을 중시하는 유저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태블릿의 무게가 0.2kg~0.6kg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태블릿 모드로만 활용하기도 애매한 수준이다.
 
업무용 유저들은 노트북 선택 시 중요한 항목으로 키보드의 ‘키 감(感)’을 꼽는다. 마우스 클릭만큼이나 자주 해야 하는 등 업무시간 대부분을 키보드 위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Vivo Book Flip의 키보드는 자판 하나하나가 독립된 치클릿 키보드(아이솔레이트 키보드)다. 치클릿 키보드는 정확한 타이핑이 가능하고 청소가 쉽다는 게 장점이다. 일반적인 노트북 자판은 데스크톱 키보드에 비해 조밀하게 배열이 돼 있어 오타가 나기 쉽다.
 
CPU는 인텔 6세대 i3-6100U, i5-6200U, i7-6500U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인텔의 ‘U’모델은 저전력 프로세서군으로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을 대상으로 설계된 CPU다. 저장장치는 512GB(기가바이트)의 SSD 또는 1TB(테라바이트) HDD를 사용할 수 있어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위한 충분한 공간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램(RAM)은 8GB이며 해상도는 1920x1080 풀HD다. 게이밍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해상도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업무나 영화감상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에이수스 스플렌디드(Splendid) 영상기술은 화면 내 콘텐츠 내용에 따라서 색상, 명도, 색상대비, 선명도 등 4가지 매뉴얼을 조정해 이미지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게임은 물론이고 영화(Theater)나 사진(Scenery), 어두운 장면(NightView)이나 작업용 이미지(sRGB), 텍스트 판독을 위한 표준모드(Standard)로 최적화가 가능하다. HDMI와 D-SUB를 지원하는 만큼 외장 모니터와도 수월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Vivo Book Flip의 치클릿 키보드. 자판 사이가 띄워져 있어 오타가 적은 편이다. 사진/김민성기자
 
확장성·배터리·정숙함도 '만족'…가격은 '부담'
 
노트북 양옆으로는 모니터잭과 USB 3.0 포트와 타입C 포트, 메모리카드 슬롯이 제공된다. 특히 USB 3.0 포트에 더해 차세대 USB타입 C포트를 갖고 있어 확장성이 좋다. USB-C의 장점은 기존 USB 기기 연결 시 방향을 맞추기 위한 불필요한 시간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USB와 함께 HDMI, 전원 어댑터, 모니터 출력 연결선 등의 연결 소켓 규격을 모두 통합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거의 모든 디지털 커넥터가 USB-C로 통일된다. PC, 스마트폰, 태블릿과 모니터 등 서로 다른 종류의 IT 제품들끼리의 연결도 간편해진다. 또 기존 USB보다 데이터 전송속도도 빠르며, 연결 소켓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태블릿이나 울트라북 같은 제품의 두께를 더 줄일 수도 있다. 
 
360도 접어 태블릿 모드로 뉴스토마토 홈페이지를 검색한 모습. 사진/김민성기자
 
노트북 구매시 관건은 배터리다. 소모품이다 보니 3~4년 정도 쓰다 보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게 마련. 사용설명서 상에는 8시간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내장된 배터리의 용량을 100% 충전한 후 외부 전원을 빼고 인터넷 서핑, 유투브 동영상과 영화 한 편을 감상해봤다. Vivo Book Flip는 대부분의 노트북이 채택하는 리튬 이온 대신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했다. 리튬 폴리머는 충전 주기를 3배 이상 늘릴 수 있고 일반 배터리 대비 최대 2.5배가량 더 오래 사용 가능하다는 게 에이수스의 설명이다.
 
Vivo Book Flip은 노트북 특유의 소음도 없었다. 발열구에 귀를 가까이 해도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비결은 냉각 팬이 없는 팬리스 디자인 때문이다. 인텔 프로세서와 함께 에이수스 기술팀이 자체 개발한 열 관리 설계의 결합을 통해 발열 및 소음 발생을 방지했다고 한다.
 
기본 스펙이 평균 이상이다 보니 가격은 150만원 수준이다. 100만원 이하의 노트북을 찾는 유저들에겐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5점 만점에 기자의 평점은 3점이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