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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순항하는 글로벌 금융시장…훈풍 이어지나
안도랠리 지속 VS 중국 경기 등 위험요인 여전
2016-03-22 16:03:06 2016-03-22 16:03:20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연이은 정책 발표와 국제유가의 반등이 연초 냉랭했던 시장의 분위기를 뒤바꾸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위험요인에 주목하며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연초 부진’ 훌훌 턴 글로벌 증시
 
2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세계 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MSCI 전 세계 주가지수(MSCI AC INDEX)는 지난 18일 기준 397.21을 기록해 올해 2월 최저점(353.35)보다 12.41%나 올랐다.
 
실제로 3월 들어 미국 증시의 경우 3대 지수는 뚜렷한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다우지수는 2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올해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2월7일에 비해 각각 10.4%, 10.3%씩 오르며 올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도 독일 DAX지수가 올해 저점 대비 10.9% 오르는 등 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말썽이었던 중국과 일본 증시도 3월부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일 종가 기준 올해 최저점(1월28일 종가)에 비해 13.6% 상승하면서 1월 이후 두 달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닛케이225지수 역시 22일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2월7일 종가)에 비해 14.1%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 지수도 3월 한 달간 약 3.8% 오르며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는 올해 저점에 비해 각각 30%, 20% 이상 급등하면서 강세장에 진입하고 있다. 강세장은 지수가 최근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는 경우를 뜻한다.
 
국제유가·중앙은행 정책이 주요인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이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7일 사우디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40달러선 수준까지 급등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연이은 정책 발표도 시장의 회복세를 견인했다. 11일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05%에서 0%로 인하하며 사상 첫 제로금리를 선언했다. 15일 일본은행(BOJ)은 1월 채택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고 이틀 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도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이치뱅크 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 세 국가의 중앙은행의 3월 액션이 글로벌 주식 시장의 ‘테일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를 크게 줄였다”고 평가했다. 테일리스크는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발생하게 되면 자산 가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지칭한다.
 
주식 시장 훈풍에 글로벌 채권시장까지 투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0~16일 동안 선진국과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에는 약 76억달러(8조8023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증시를 모니터링 하는 도중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금리인상·경제지표 등 위험 요인은 여전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호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은 6월이 유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의 이번 3월 회의로 볼 때 시기를 대통령 선거 이후인 12월로 늦출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뉴욕 증시는 향후 10% 오른 2200선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이치뱅크는 유럽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좋아질 것이라며 범유럽지수(Stoxx600)가 18일 종가에 비해 약 9%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각국의 경제지표와 국제유가, 중국발 리스크 등 돌발 변수를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존 코넬리 LPL 파이낸셜 전략가는 “이번 주에 발표되는 글로벌 제조업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안정세를 보여야만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바스티앙 라들러 도이치뱅크 전략가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 아시아의 수출, 제조업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며 “미국의 6월 금리인상과 유가급락 역시 글로벌 증시의 꾸준한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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