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생사기로에 놓인 서울 성수동 수제화거리를 젊은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혁신사업지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5일 성수동 수제화 공동판매장을 방문해 현장 상인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듣고 이같이 약속했다.
이날 박 시장을 만난 현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고충과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최병무(56) 로카 대표는 "입주한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당장 고객들을 잡는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오는 5월 뉴욕 인터메죠 컬렉션에 참가 예정인 신진 디자이너 배금주(32·여) 모던알케미스트 대표는 "다른 곳에는 없는 디자인의 구두를 만들고 있는데 생각보다 알리는 게 쉽지 않다"며 시에 구체적인 홍보 방안을 요청했다.
이에 박 시장은 젊은 전문가들과와 함께 국제시장 공략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하고 "서울 패션위크 등을 통해 외국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디자이너들과 수제화 장인들이 함께 제품을 제작한다면 더 큰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50~196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과거 화려했던 명성과 달리 현재 중국산 저가구두의 공습 속에 쇠퇴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동판매장 조성, 거리장터 개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지원에 나섰지만 수제화 업체 수가 2013년 515곳에서 지난해 425곳으로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3년 조성된 수제화 공동판매장은 디자이너, 공방, 수제화 명인, 판매장 등 모두 25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수제화공동판매장을 둘러본 박 시장은 곧바로 수제화 공방과 판매장이 있는 성동구 지역경제 혁신센터를 방문해 교수, 구두 디자이너, 업계 관계자, 공방 대표 등과 '성수 수제화 산업 육성을 위한 TF 회의'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회의에서 '성수 가죽 메이커 기지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침체에 빠진 수제화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젊은 인재 유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젊은 전문인력을 육성해 수제화거리에서 일하게 함으로써 창의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박 시장은 또, 주민협의체 의견을 수렴해 수제화를 테마로 한 거리를 조성하고 매장별 특성을 살린 공동판매장을 지역 곳곳으로 확대해 성수동 일대 지역을 수제화 특화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생산·유통·관광을 이을 플랫폼을 구축해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로 연결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젊은 청년들이 수제화 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해 수제화 산업을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한 혁신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성수지역이 수제화 생산의 중심이자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추진 단계별로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2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제화공동판매장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로카 매장을 방문해 최병무 대표에게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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