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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해외수주, 북미·아프리카가 '틈새'
국제유가하락과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중동·아시아 감소세
북미·아프리카 수주 각각 231%, 139% 급증
2016-05-15 11:00:00 2016-05-15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건설업계의 중동시장 부진을 만회해줄 틈새시장으로 북미와 아프리카가 부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아시아 지역 투자가 줄면서 그동안 해외수주의 큰 축을 담당했던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대신할  블루오션이란 평가다.
 
북미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낡은 도로, 항만 등을 개선하는 인프라 수요가 늘고 있고, 아프리카는 빠른 인구증가와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향후 대규모 토목사업이 발주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15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해외건설 수주액 10위권 내 국가 중 중동·아시아 지역 국가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3년에는 수주액 10위권 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8곳이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5곳으로 감소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수주액 1위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여전히 중동과 아시아 지역 국가가 차지했지만 수주액은 2013년 99억7490만달러, 2014년 85억3267만달러, 2015년 49억7048만달러 등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특히 올 1월1일부터 5월13일까지 중동과 아시아 지역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4%, 47% 급감했다.
 
반면 북미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의 수주액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의 경우 수주액 10위권에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지만 2014년 알제리(5위)와 캐나다(9위)가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캐나다(9위)와 미국(10위) 등 두 곳이 선전하고 있다.
 
올해 5월13일까지 누적 수주액을 비교하면 태평양·북미와 아프리카 지역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31%, 139% 급증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경우 셰일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LNG 터미널을 비롯해 노후화된 항만, 도로 등 기존 인프라 교체 수요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증가하는 추세다.
 
올 들어 공급과잉으로 셰일가스 가격이 급락하며 북미 에너지기업 도산설이 제기됐지만 최근 유럽 수출길이 새로 열리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중동 지역 원유 생산단가에 비해 셰일가스 생산단가가 높지만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갈수록 단가도 낮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북미지역에 LNG 액화설비플랜트 등 석유화학플랜트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는 세계 평균 인구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 빠른 인구증가와 더불어 지하자원 확보를 위한 중국, 일본 등의 지원으로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지하자원 개발을 위해 외국기업이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오피스와 주거시설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서는 올해 아프리카 건설시장 규모를 약 12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해외건설시장 9695억달러의 12%에 달하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발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케냐 동부를 중심으로 건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아프리카에서 주로 교통, 에너지·발전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데 인구가 늘고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상업용 및 주거용 건물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 외에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도 눈을 돌릴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중동시장의 부진을 만회해줄 틈새시장으로 북미와 아프리카가 부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아시아 지역 투자가 줄면서 그동안 국내 건설업계 해외수주의 큰 축을 담당했던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대신해 북미와 아프리카가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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