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람아시아
지속가능 바람 이달의 꼴값 선정 위원회는 31일 제53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박혜수 회장과 연세대학교 응원단 아카라카를 2016년 5월 ‘이달의 꼴값’으로 선정했다. 연세대학교 무악대동제 마지막 날 행사인 ‘아카라카를 온누리에’ 준비 과정에서의 장애학생 차별발언 및 장애학생들의 행사참여에 관한 비협조적인 태도가 선정의 계기가 되었다.
이 외에 5월 ‘이달의 꼴값’의 1위 후보로는 강남역 핑크코끼리, TV동물농장 ‘강아지 공장을 아시나요?’의 강아지 공장 주인 등이 있었다. 핑크코끼리는 지난 5월 17일 강남역 인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추모장소에서 핑크색 코끼리 코스튬을 입고 “육식동물이 나쁜 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동물이 나쁜 겁니다. 선입견 없는 편견 없는 주토피아 대한민국 현재 세계 치안 1위이지만 더 안전한 대한민국 남 여 함께 만들어요”라는 ‘일간베스트’ 측의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여 분노를 샀다. ‘강아지 공장 주인’ 들은 펫샵에서 판매되는 강아지 모견들을 상식 이하의 끔찍한 사육 환경에서 강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도록 하는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여 1위 후보에 올랐다. 이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비난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영예의 꼴값상 수상자 연세대학교 박혜수 총학생회장은 5월 2일 연세대 제15차 중앙운영위원회의(총,총여학생회 및 단과대 대표자들로 구성된 회의체)와 5월 16일 제17차 중앙운영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앞서 2월19일의 장애학생 티켓 및 좌석 배분에 관한 사전 협의 내용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의록에 적혀있지 않다”는 말로 번복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장애학생 30여명의 티켓 보장 약속 번복 ▲장애인 차별 발언 ▲장애인 좌석 배분 관련 불필요한 논의 진행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의장으로 있는 5월2일 제15차 회의에서 장애인석 배분과 관련한 사전 '의결' 내용을 '협의 중'으로 잘못 전달하여 장애인석을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는 1층 계단에 배분하였다.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장애인권위원회는 연세대학교 일반 학생 100인 이상의 서명을 받아 재논의를 요구했고, 중앙운영위원회는 재논의를 진행하였다.
박 회장이 논의과정에서 “그 자리(스탠딩석)가 인기가 있기에 어느 정도 자리가 좋음이(장애학생이) 평소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이득으로서 상충될 수 있다.”, “그 회의(2월 19일 회의)에서 (장애학생석) 전량보장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장애학생도 비장애학생과 동일하게 티켓팅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 등의 발언을 하였다. 연세대학교 축제는 1만2천~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로 연세대학교 재학 장애학생 100여 명 중 도우미를 포함한 28명의 좌석을 보장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에 대다수 연대생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티켓을 배분받을 경우, 스탠딩석을 제외하고 휠체어의 진입이 불가능할 뿐더러 격렬한 관중들 사이에서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 뿐 아니라 박 회장은 학칙에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에 응원단이 좌석 보장을 해주지 못할 시 응원단을 처벌하거나 책임지게 할 마땅한 제도가 없다고 발언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1%의 장애인석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학칙에는 적용 시킬 수 없다는 내용이다. 설사 법에 보장되어 있지 않더라도 마땅히 보장했어야 할 것을 오히려 반대로 받아들인 박 회장의 발언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연세대학교 응원단 아카라카 역시 장애인권위원회에 전달한 내용에 있어 번복을 계속하고 약속을 어기는 모습을 보였다. 5월 16일 17차 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응원단은 “지금까지는 티켓에 대해 보장을 받았던 게 응원단 측에서 배려를 해드렸던 것인데, 그걸 올해 당연하게 여겨 단체 티켓팅에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인가.”, “왜 응원단 측에 다시 티켓 배부에 대하여 확인절차를 걸치지 않았나?” 등의 발언을 했다.
이전 회의에서의 본인들의 발언을 증거를 통해 확인한 후에야 총학생회장과 응원단 모두 “기억이 나지 않지만,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현재 총학생회 측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응원단 측은 사과문을 게재하지 않았으며, 총학생회 측의 전달 잘못으로 인한 소통 문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아카라카를 온누리에’ 행사는 장애 학생들에게 전석을 보장하고 진행되었지만, 장애 학우들이 받았을 상처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총학생회장의 부적절한 행태 또한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연세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연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은 즐겁게 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총학생회장과 응원단이 축제를 학생들의 것이 아닌 본인들의 행사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행사 시작 전에 응원단 측은 ‘화합과 평등한 행사’라는 문구를 담은 홍보동영상을 보여주었으며, 인사말 도중 “장애 학우 분들이 와 계시니 배려를 부탁드린다.” 등의 멘트를 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이달의 꼴값’의 자격이 충분해 보이는 바, 상을 드리며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라진주 바람저널리스트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