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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성장 전략 '양 보단 질'
맹목적 외형 성장 보단 내실 다지며 패러다임 변화 대응 선택
2016-07-20 16:30:20 2016-07-20 16:30:2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올해 낮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할 전략으로 '양보다 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대 악재로 떠오른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파문이 외형 키우기에 급급했던 부작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며 내실 다지기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중장기적 목표 설정을 판매대수가 아닌 세부 전략에 초점을 맞춰나가는 모습이다.
 
디젤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몰린 폭스바겐그룹은 지난달 16일 그룹 핵심사업 전환 및 수익구조 내실화를 골자로 하는 중장기 계획 '전략 2025'를 발표하며 판매목표나 점유율을 밝히지 않았다.
 
전기차 판매확대와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서비스 투자 확대, 효율성 제고 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되는 전략의 방향성만 제시했다. 이는 지난 '전략 2018'을 통해 글로벌 1위와 1100만대 판매 달성이라는 명확한 수치를 핵심 목표로 제시한 것과는 대조된다. 
 
디젤 게이트의 주된 원인이 맹목적 외형 성장에 몰두하다 생긴 부작용임을 인정하고, 내실 다지기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시장 저성장에 질적 성장으로 눈을 돌린 업계 기조는 외형에 집중하다 디젤스캔들을 터트린 폭스바겐그룹 사태로 불이 붙었다. (사진은)지난해 마이클 혼 미국법인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신형 파사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현대·기아차 역시 연초 시무식을 통해 연간 판매 목표를 지난해 820만대 보다 하향한 812만대로 책정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 외적 성장은 다소 줄이더라도 아이오닉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과 제네시스 브랜드 시장 안착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지 않아 절대 판매량이 경쟁력과 직결되지 않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진다. 질적 성장을 위한 외부 인재 활용도 적극적이다.
 
지난 13FCA는 자사 커넥티드카 차량 소프트웨어 보안강화를 위해 외부전문가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보안 버그를 찾는 해커에게 최대 1500달러의 포상금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업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했지만 최근 연이은 안전사고에 휘말리며 주춤한 테슬라 역시 지난해 6월부터 건당 최대 1만달러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약 130건 이상의 문제점을 발견해냈다.
 
업계 관계자는 "3%대 저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상황에서 외적 성장은 업체에게 부담만 될 수 있다""특히 디젤게이트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친환경차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자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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