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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가치조사] - 기대하지 않는 세대
우리가 사는 세상 / 가능 사회
2016-08-22 19:17:45 2016-08-22 19:17:45
대학생들은 다음 세대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조사됐다.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이사장 안치용) 소속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 바람'이 현대리서치, 클라임에 의뢰해 진행한 <2016 대학생 가치 조사>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조사대상은 전국 대학생 1242명이며, 조사는 2016년 1~3월까지 진행됐다. ‘우리 다음 세대는 모든 여건에서 지금 우리 세대보다 더 잘살고 있을 것이다.’라는 문항에 대하여 남자 45.5점, 여자 38.8점으로 전체 42.8점인 것으로 이는 지난 2014년 가치조사 결과보다 10.2 낮은 점수다.
 
사진/바람아시아
 
위 문항은 대학생들이 다음 세대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문항이다. 다음 세대에 관한 생각은 곧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미래를 기대하려면 현재를 살펴보고, 발전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큰 폭으로 하락한 이 문항의 응답 결과는 현재 대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통해 바라본 사회가 더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N포 세대, 사토리 세대라는 신조어는 언론에서 청년 문제를 다룰 때 자주 언급된다. ‘N포 세대’의 N은 수학에서의 숫자, number를 의미하며, ‘포’는 ‘포기하다’에서 따온 것이다. 즉 하나 이상의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것이 N포 세대인데, 맨 처음 취업난으로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삶의 주요한 일인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지식 IN 오픈국어사전에서는 N포 세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3포(연애, 결혼, 출산)와 5포(3포에 내 집, 인간관계 추가)를 넘어 꿈, 희망 그리고 삶의 모든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를 말한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사토리 세대’라는 신조어 또한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토리 세대는 ‘득도한 세대’, ‘깨달은 세대’라는 의미로 돈과 출세에 관심을 두지 않고 속세를 떠난 사람처럼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며 생활하는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는 과거 20년간 지속한 장기불황 속에 어려움을 겪으며 소비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과정 중 생겨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필요 이상으로 돈을 벌지 않으며, 자동차와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는 등 물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냉혹한 현실 속에서 적응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미래세대인 청년이 소비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한편 일본과 한국은 한 가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본의 프리터들과 사토리 세대는 비정규직 생활과 프리랜서 생활만으로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기란 절대 쉽지 않다. 한국의 최저임금으로 한 달을 살아가기에는 생활의 기반이 되는 식생활,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물질적·사회적으로 힘겨운 구조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N포 세대’를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의 청년정책 광고, 기업 홍보 광고에서는 ‘청년이 미래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금의 기성세대를 이어 사회를 구성해 갈 청년세대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사회는 청년에게 힘내라며 등 떠밀고 있지만, 이들은 낼 힘이 없다. 있는 힘을 다 써 보았고, 단순히 힘을 낸다고 되는 일이 아님을 인지한 지 오래다. 이미 기대는 낮아졌으며, 희망은 사그라지고 있다. 기대하지 않는 세대. 청년은 그렇게 작아져 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바람아시아
 
 
 
 
 
문혜현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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