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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사회적 기업, 엄살 부리지 마라!
‘나는 착한 기업에서 희망을 본다’ 강대성 지음ㅣ울림 펴냄
2016-10-24 11:51:38 2016-10-24 11:51:38
지난 몇 년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들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부분 경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대부분 기업은 오랜 시간 연구개발을 거쳐 제품을 내놓지만, 하루아침에 도용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저자는 사회적 기업들에 현실에 낙담하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시장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에 적응하고 극복해내는 것이 기업가의 운명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다. 기업가 정신이다. 사회적 기업이 ‘좋은 뜻’으로만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얘기다.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적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들에 대한 해법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다. 
 
선의(善意)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회적 기업가의 딜레마부터 성공 경영의 원칙과 비즈니스모델, 사회적 기업가가 가져야 할 인재관과 버려야 할 고정관념, 사랑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마케팅 코드 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회적 기업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저자의 명쾌한 해석과 사회적 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주는 격려의 메시지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저자인 강대성 씨는 지난 2011년부터 영리기업인 SK그룹 계열사 MRO코리아의 CEO로 취임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라는 임무를 맡았다. 
 
국내 대기업이 만든 최초의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는 그렇게 탄생했다. 
 
‘사회적 기업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육성과 지원 사업에 매진한 결과,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들의 성장 플랫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 책은 행복나래의 탄생과 성장을 주도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교훈을 담은 남다른 기록이자,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가)들에 보내는 애정 어린 조언이다. 
 
직접 사회적 기업을 경영하면서 느꼈던 고충과 보람, 수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을 만나면서 발견한 안타까움과 희망의 증거가 곳곳에 배어 있다.
 
■책 속 밑줄 긋기
 
위대한 기업들이 몰락하게 된 것은 그들이 큰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들이 거둔 성공에 자만심을 가졌거나 필요한 노력을 덜 했을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들의 몰락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보다는 성공의 기준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과거에는 통했던 성공 방식이 어느새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나 역시 경영 현장에서 여러 번 절감한 바 있다. (페이지. 22)
 
에어비앤비와 우버처럼 과거의 성공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새로운 영웅들의 등장은 저성장의 늪 때문에 시름이 깊은 기업가들에게 기회 창출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희망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이들이 기업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까지 바꾸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월스트리트의 탐욕스러운 일부 금융가들과 자사의 이익만을 좇는 경영자들 탓에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여전히 부정적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모델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고 환경과 사회문제까지 고려하는 작지만 큰 기업들의 활약이 기업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리틀 빅 히어로(Little Big Hero)’들이다. (페이지. 89~90)
 
오미디야르는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부작용을 걱정하기보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경영의 내실을 기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쪽인데,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기업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고, 그것을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 달성하는 방법으로 선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페이지. 131)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입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8.1%만이 ‘있다’고 대답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직까지 사회적 기업의 제품이 일반 대중에게 파고들지 못했음을 알려준다. 소비자들의 ‘좋은 뜻’에 의해 유통되는 특별한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첫인상’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만드는가에 있다. (페이지. 190)
 
사회적 기업 인증에 실패한 후 제일 먼저 착수한 일은 실패 이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었다. 재신청을 위한 준비 작업에 곧바로 돌입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행복나래의 지배 구조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시 신청한다 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페이지. 225)
 
■별점 ★★★★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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