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반은 내실 다지기…이제는 수익 내겠다"
(특별인터뷰)①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단기성과 욕심 버리고 '빅 배스' 단행, 흑자 전환 가시화
'해외진출 차별화·핀테크 선도·방카슈랑스 확대'로 수익성 과제 해결
"해외진출 후발주자? 천만에" 중 공소그룹 손잡고 인터넷소액대출 사업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금융만으론 부족…민간전문가들과 끝장토론 필요
입력 : 2016-10-26 08:00:00 수정 : 2016-10-26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김용환 회장은 1년 6개월 전 취임해 농협금융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임 중이다. 김 회장은 올해로 출범 4년을 맞은 농협금융지주를 금융기관다운 면모를 갖추도록 내실을 잘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측면의 분석이 부족했던 농협금융의 취약점을 개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과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농협금융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농협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중국 공소그룹과의 합자회사 설립, NH핀테크 오픈플랫폼 구축 등 핀테크 분야를 강화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농협은행의 부실을 공개하고 1조3000억원의 빅배스(대규모 손실 반영)를 단행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농협금융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회장의 소신있는 경영은 금융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년 반은 내실을 갖추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성장 가능한 수익성을 찾겠다."
 
지난 18일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집무실에서 만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농협금융의 성장가능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익창구로 합작 및 지분매입을 통한 해외진출, 핀테크(금융+IT),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확대를 통한 보험을 꼽았다.
 
먼저 농협금융의 해외진출은 완전한 합작내지 지분투자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은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중국 현지영업이 가능한 중국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공소그룹과 함께하는 융자리스 회사 설립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는 "농협금융이 다른 금융사 보다 10년정도 해외 진출이 늦었지만 우리는 휠씬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핀테크 부문에서는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올원뱅크'에 대해 큰 기대를 드러냈다. 올원뱅크 가입자수는 두 달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김 회장은 "다른 부분은 농협금융이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핀테크 만은 농협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올원뱅크로 모든 금융 자회사의 상품과 농수산물 등이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의 강점인 농업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면서 농협중앙회와 금융고객의 중개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회장은 "현재 대부분 단위농협이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어 성장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방카슈랑스 규제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지만, 자차보험은 신규고객을 확보하거나 다른 금융상품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협은 방카슈랑스 규제(은행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 비중을 25%로 제한하는 규정)를 내년 3월까지 유예받는 대신 자동차보험, 변액보험 등의 진출에 대해 제한을 받았다.
 
한편, 조선·해운업에 대한 거액 대출로 부실 위험에 처한 농협은행은 상반기 1조7000억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선제적으로 빅배스(대규모 손실반영)를 단행한 것이 효율적"이라며 "3분기 900억원 규모에서, 연말에는 2000억~3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협금융이 명칭사용료, 사회공헌기금 1000억원, 지방 오지의 점포 유지 등 다른 금융사와 다르게 사회적 역할 등이 큰 점을 고려하면 적자상황에도 수익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서민층 대출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농협의 설립 취지와 정서를 고려할 때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가계부채는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와 관련한 리스크 요인은 상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인 김 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재임 당시 난제였던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해결했을 정도로 추진력과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있으면서는 기업재무개선지원단 단장을 겸임해 기업 구조조정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정권 초(2013년)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세밀한 작업만으로 구조조정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시기가 늦었다"고 지적하며 "산업 전체적으로 그림을 그려야지, '금융'만으로는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조선·해운업의 우수한 부분을 발굴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는 이달 말 조선·해운 경쟁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조선업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우리나라가 우수한 부분의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며 "공무원만으로는 그림을 그리기 어렵고 민간협회와, 교수진 같은 전문가가 많은데 상시적인 TF를 꾸려 토론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김용환 회장과 일문일답.
 
-취임한지 1년 반이 됐다. 경영 분야나 조직문화 등 가장 중점을 둔 분야를 꼽자면.
 
▲취임 후 1년 동안은 빅배스를 단행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했다. 산업분석팀과 감리 인원을 충원하고 여신심사와 연결해서 143개 업종을 다시 분석했다. 부실징후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제도적 시스템을 갖추는 데 1년이란 시일이 걸렸다. 그리고 은행과 증권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PE사업을 증권 IB부문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은행의 잠재 리스크는 완화하고, PE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제고했다. 이 PE가 매물로 나온 동양매직에 3000억원을 투자해 최근 100%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지주도 구조조정 여파로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보더라도 부실을 다 털고 가자는 의미에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그동안 대기업 여신관리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보니 조선, 건설, 해운 등은 완전히 막다른 골목에 있었다. 이런 산업의 부실 여신을 한번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앙회 이사진과 협의를 거쳐 올해 총 1조8000억원의 충당금을 쌓기로 했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에 지급해온 배당률을 5%대에서 3%로 낮추기까지 했다. 이렇게 충당금을 적립하고도 3분기 900억원 규모에서, 연말에는 2000억~3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농협금융의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는가.
 
▲지난 3분기에 3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농협금융이 연간 1조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충당 전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3%로, 신한 등 다른 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금융지주가 대부분 수익이 은행에서 나오고 있다면 우리는 은행이 60%, 증권·보험·저축 등 비은행 부문이 40%의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굉장히 돈을 잘 벌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연초 신년사에서 해외진출을 역점사업으로 꼽았다. 해외진출의 경우 농협금융이 후발주자인데?
 
▲지금까지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은 국내 기업이나 해외 교포를 상대로 지점과 현지법인을 만드는 형태로 진행됐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앞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 농협금융은 타 금융사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었지만 그만큼 이미 진출한 은행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농협금융은 합작이나 지분투자의 코파이낸싱(co-financing·공동투자)으로 나가야 한다.
 
-해외 진출 차별화 성과가 있는가.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의 농협 조직과 비슷한 중국 공소그룹과의 합작이다. 이처럼 각 나라에 있는 농업관련 부서를 활용할 수 있다. 금융이 먼저 개척하면 농협의 상품과 유통이 뒤이어 진출할 수 있다. 농협의 가치를 100% 활용하는 것이다. 금융과 유통 및 경제축산이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난다. 이것이 농협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자 차별화된 성장가능성이다. 중국 공소그룹과 융자 리스, 손해보험, 인터넷 소액대출 등 다각적인 합작사업을 추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핀테크 시대에 대비하는 농협금융의 전략은.
 
▲금융권의 핀테크 사업도 농협금융이 선도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 가입자수가 출시 두 달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올원뱅크의 '더치페이 서비스'가 주효했다고 본다. 회식 등 공동 경비를 분담할 때 올원뱅크를 통해 편리하게 각자 계산이 가능하다. 올원뱅크에 농협중앙회의 농수산전문 인터넷쇼핑몰을 탑재해 앞으로는 금융사 지점과 상품매장에 가지 않더라도 올원뱅크에서 은행서비스, 보험가입, 투자와 상품구매도 가능하도록 만들겠다. 타 은행들은 모바일 뱅크 설치시 서비스 앱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지만, 올원뱅크는 오픈형 플랫폼이기 때문에 'NH핀테크 혁신센터'에 참여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참여하는 등 다양화 길이 열려있다.
 
-연내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항마가 되겠나.
 
▲농협금융은 인터넷은행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은행은 아직까지 지배구조가 확실하지 않아 누가 지배하는지 모르는 데다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특히 기존의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P2P대출의 경우에도 금융지주사 내의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이 보완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기존 금융거래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은 크게 움직이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금융지주사 계열 가운데 보험 등 비금융사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은행뿐만 아니라 NH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이 방카슈랑스 특례 때문에 하지 못하는 사업이 많다. 손보에서는 자동차보험이나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데, 자동차보험은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높지만 고객 확보나 계열사 상품 연계 부분에서 장점이 있는 부분이다. 또한 현재 단위농협에서 대부분 저축성 보험을 팔고 있는데, 앞으로 보장성 보험을 팔게 되면 보험 부문도 성장성이 높다.
 
-지금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많은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데, 직접 밑그림을 그리고 실행했던 정책전문가로서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2013년부터 조선·해운업의 부실은 가시화 되고 있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정부 출범과 함께 바로 했어야 했다. 지금 구조조정에 강하게 나서기에는 경기가 너무 안 좋다. 고용사정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고용산업인 조선업을 어쩌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정권 초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세밀한 작업으로 구조조정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어렵다. 산업 전체적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금융만 갖고는 할 수 없다.
 
-'맥킨지 보고서'가 우리나라 조선업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어떤 ‘가정’ 아래 작성이 됐는데, 가정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보고서가 천차만별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요즘 조선업 상황만 반영된 면이 크다. 반면에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에서는 조선업이 2018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 자체가 경기 산업이라 금방 회복기로 들어갈 수 있다. 2018년에 회복됐을 때 우리나라에 경쟁력 갖춘 국적사가 없으면 곤란하지 않겠나. 최근 유가가 오르고 있는 등 변수가 산재한 상황에서 단순한 생각으로 국적사 두 개를 합쳐야 한다고 보는 것은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우리나라 조선·해운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한다면.
 
▲구조조정 작업이 선제적으로 들어가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비효율적인 부분은 자구노력을 통해 최대한 줄이고 경쟁력 있는 부분은 살려야 한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분명 우수한 부분이 있다. 일본은 설계기술이 우리보다 앞서지만 가격이 비싸고, 중국의 설계기술은 우리보다 뒤처지지만 임금이 싸다는 각자의 장점이 있는데, 우리가 최대한 활용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다.
 
-민관합동으로 논의가 광범위하게 진행돼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하나.
 
▲공무원만으로는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민간협회나 교수진과 같은 전문가 들이 많은데 토론을 많이 해야 한다. 대우조선의 경우 지금 상황이 안 좋지만 해외에서는 네임밸류가 크고, 수주도 2, 3위 조선사 보다 월등히 많이 할 수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끝날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어려운 숙제이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함께 소규모 TF를 꾸리고 토론을 계속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성장가능성이 큰 부분을 무엇이라고 꼽고 있나.
 
▲이제는 체제를 갖췄으니 내실을 다지면서 수익창구를 발굴해야 한다.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도 방카슈량스 제한으로 자동차보험이나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지만 고객 확보 등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다. 투자금융(IB)은 강하지만 자산관리 및 운용이 좀 약하다. 이쪽을 앞으로 키워야 한다. 특히 개인 및 퇴직 연금시장에 대한 상품을 개발과 마케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문디자산운용과 협력해 NH자산운용도 정비할 계획이다.
 
-직원들에게 각별히 당부하는 사항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금융시스템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다. 아무리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어도 임직원 개개인의 윤리의식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금융사고 차단이 힘들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웰스파고 은행의 허위계좌 개설, 도이치뱅크의 부실 MBS 판매 등 금융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사건도 결국 윤리경영 소홀에 따른 결과다. 매월 그리고 분기별로 윤리강화 교육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가졌다. 왼쪽부터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고재인 뉴스토마토 금융부장. 사진/뉴스토마토
 
대담=고재인 금융부장, 정리=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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