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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중년 여성의 적, '하지정맥류'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두배 이상 …정맥 부담 낮추는 운동이 도움
2016-12-14 08:00:00 2016-12-14 0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혈액순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에 대해 경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하지정맥류도 겨울철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겨울철 흐르지 못하고 고인 혈액은 혈관을 부풀리고, 부푼 혈관이 피부 위로 나타나며 하지정맥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16만4000명에서 2015년 19만2000명으로 17% 늘었다. 지난해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여성은 총 13만544명으로 남성(6만1752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전체 진료 인원 중에서는 50대 이상이 전체의 26.2%를 차지했다. 40대가 21.5%, 60대가 17.3%를 차지해 주로 중년 이상에서 발병이 두드러졌다.
 
홍기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하지 정맥류는 여성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빈도가 높으며, 비교적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50대가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피부 밑의 높은 압력을 받은 표지정맥이 다양한 크기로 확장돼 구불구불해지고 튀어나오는 것을 말한다. 하지정맥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다리 근육 깊은 곳의 심부정맥, 피부 밑에 보이는 표지정맥과 이 둘을 연결하는 관통정맥으로 구성된다. 표지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지는 원인으로는 ▲정맥 안에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의 결함 ▲정맥 벽의 취약, 관통정맥 판막 부전▲정맥압 상승 등이 있다.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았어도 초음파 검사상 '역류'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혈액의 흐름을 보이는 표재성 혈관도 정맥류로 지칭한다. '만성 정맥 부전'은 비정상적인 혈액의 흐름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돼 부종이나 색소침착, 피부염, 궤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하지정맥류는 주로 유전적인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정맥류가 있을 경우에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자녀에게서 정맥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여성호르몬의 영향도 있다.갱년기 호르몬 치료에 쓰이는 여성 호르몬은 혈관을 이완시켜 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직업과 임신 여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정맥류가 발생했다가 출산 후 대부분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출산 후에도 정맥류가 계속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직업적으로 오랜 시간 서서 일하거나 앉아서 일할 경우 하지 정맥에 염증성 변화가 생기면서 혈관이 확장돼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다리를 꼬는 생활습관과 조이는 옷의 착용으로 인해 젊은 여성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면 조금만 움직여도 다리가 쉽게 피곤하고, 아리거나 아픈 느낌이 든다. 겉으로 보았을 때 다리 혈관이 돌출돼 보이거나 눌렀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 부분적으로 거뭇하게 변한 경우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가려움증이나 발목 부근에 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정맥 순환의 이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하지의 부종, 피부염, 색소침착, 궤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정맥순환 이상으로 발생한 궤양은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증상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하지정맥류를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법은 검진소견과 하지 정맥 초음파 검사 결과에 따라 환자마다 달라질 수 있다. 약물경화요법은 가는 주사바늘을 통해 이상이 있는 정맥 내에 경화제라고 하는 약물을 주입해 혈관 폐쇄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상이 있는 혈관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발거술'이라는 수술법도 있다. 최근에는 발거술 보다는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정맥내 치료'가 주된 방법으로 권유되고 있다. 이러한 정맥내 치료에는 열을 이용한 치료인 '고주파 치료'와 '레이저 치료'가 있다. 열을 이용하지 않고 접착성분의 약물을 정맥내에 주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시술도 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다리를 꼬지 않는 것이 좋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비만한 사람은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다리 근력과 정맥 벽을 강화할 수 있는 걷기 운동이나 수영 같은 운동이 바람직하다. 밤에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것도 정맥 벽의 부담을 줄여준다. 홍 교수는 "오랜 시간 서있거나 앉아서 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고 수시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구부리고 펴고 돌리기 등의 운동을 하고, 의료용 고탄력 압박 스타킹 착용을 하는 것도 증상을 개선하고 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하지정맥류를 진단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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