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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1주기…유고집·대담집 출간
2017-01-06 15:50:15 2017-01-06 15:50:15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지난해 1월15일 별세한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1주기를 앞두고 그의 유고집과 대담집이 동시에 출간됐다. 기존 저서에 담기지 않았던 기고와 수형 생활 이후 25년 간의 담화 등을 통해 생전에 알 수 없던 고인의 철학적 면모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6일 출판사 돌베개에 따르면 그의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는 고인의 생전에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기고 중 출간되지 못했던 글들을 엮은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 인생을 반추하는 글과 2부에 철학적 단면과 소소한 생활의 사색이 엿보이는 글, 3부에 사상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글들로 구성됐다.
 
이 중 1부에 실린 ‘가을’, ‘귀뚜라미’ 등 7편의 글은 신 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 20대 때 쓴 글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청년 시절 갱지에 또박또박 써내려간 문장들을 원고 이미지 그대로 볼 수 있다.
 
또 현재의 한국사회를 정확하게 예견한 듯한 글들도 담겨 있다.
 
“시대의 아픔을 비켜 간 삶을 정직한 삶이라고 할 수 없으며 더구나 민족의 고통을 역이용해 자신을 높여 간 삶을 정직하다고 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2부 ‘개인의 팔자, 민족의 팔자’)
 
“정치란 무엇인가. 평화와 소통과 변화의 길이다. 광화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길이다”(3부 ‘석과불식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언어’)
 
유고집과 함께 발간된 대담집 ‘손잡고 더불어-신영복과의 대화’는 20여년의 긴 수형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이듬해인 1989년부터 타계 직전인 2015년까지 경제학자, 철학자, 문학평론가, 과학자 등 다양한 인터뷰어와 나눈 이야기 10편이 실려 있다.
 
특히 언론인이자 경제학자인 고 정운영(1944~2005)과의 1992년 대담에서는 본인 스스로 거의 밝히지 않았던 유년기와 성장기부터 통일혁명당 연루 시기 등의 전기적 사실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 회고록처럼 읽히기도 한다.
 
출판사가 특별 제작한 1주기 추모 세트에는 ‘만남, 신영복 필사노트’도 부록으로 담겼다. 신 교수의 삶의 정수가 담긴 글들을 직접 써보며 고인의 생애를 느껴볼 수 있다.
 
신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 격변기 속에서 삶을 보냈다. 1941년 태어나 대학 2학년에 4·19를, 3학년에 5·16을 맞았다. 1968년 28살의 나이에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여년의 수형 생활을 겪기도 했다. 1988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뒤 몸소 겪었던 시대적 아픔을 깊은 사유와 조탁된 언어로 전하며 남은 20여년의 생을 보냈다.
 
신영복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와 대담집 '손잡고 더불어'. 사진제공=돌베개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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