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 50조 마련해 기본소득 연 100만원 지급"
"2800만명에 100만원씩…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해야"
남북·외교·국방은 '국가 지도자 자질'과 당위론 강조 그쳐
입력 : 2017-01-10 18:58:29 수정 : 2017-01-10 22:46:53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본격적인 언론 정책검증 무대에 섰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은 "재정 구조조정과 증세로 연간 50조원을 마련, 기본소득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면서 그간 주장한 복지확대 정책에 대해 진일보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시장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 전국 주요 언론사의 편집 간부들과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이 시장은 기조 발언을 통해 '한국형 뉴딜정책'을 추진과 재벌체제 해체, 노동권 강화, 기본소득 지급 등의 구체적 과제를 제시했다. 이 시장은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이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과제"라며 "수정 자본주의적 개입을 확대해 재벌체제를 해체와 공정한 경쟁구조 확립, 노조 조직률을 높이고 불법노동을 금지하며 근로감독관 1만명 확대해 노동권을 강화하는 한편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이 시장은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 정책에 관해 "기본소득 지급에 관한 기본 설계는 끝냈고, 노인과 농업인, 장애인을 포함 약 2800만명을 대상으로 연간 100만원씩, 총 28조원을 지급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높여주는 게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에서 말하는 포용적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그간 성남시에서 청년배당을 지급했던 경험을 들어 기본소득의 국가적 확대를 강조했으나 대선 정책으로서 기본소득에 관한 구체적인 규모와 액수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장은 이어 "28조원을 그냥 현금으로 지급하면 저축만 하니까 경제순환에 도움이 안 될테니 지역화폐 나 쿠폰 등 수령자가 반드시 소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줘야 한다"면서 "성남도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니까 해당 지역상권에서 다 쓰여서 골목상권 살리기에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를 대략 560만명 정도라고 보면, 자영업자 매출에 평균 연간 500~600만원 정도 도움이 되어서 경제적 효과 클 것"이라며 복지확대와 지역경제 살리기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복지재원 마련의 열쇠인 증세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정부 재정구조조정과 법인세 인상 등으로 총 50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며 "올해 대한민국 정부 예산 400조7000억인데, 성남시를 운영해 본 경험으로 연간 7~8% 절감해서 복지 등 다른 용도에 써도 재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정부 재정구조에는 낭비 요인 더 많으니 7~8% 정도를 구조조정하면 약 30조원 마련할 수 있고, 500억원 이상 영업이익 내는 법인 440개에 대해 8%포인트만 법인세를 높이면 평균 15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간 10억 이상 버는 초고소득자 6000명 정도에 10%포인트 증세하면 평균 2조4000억 정도가 되는데, 감면규제로 실효세율을 올리면 5조원 정도가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합쳐 총 50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에 대한 언론인들의 날 선 질문들에 거침없이 답변하면서 그간 다듬어 온 공정경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시장님은 재벌해체라는 말을 하는데, 구호만 바뀌었을 뿐 기존 재벌개혁과 다름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재벌해체는 대기업 집단 자체를 해체하자는 게 아니라 소액 지분만 가진 재벌가문의 과도한 기업지배와 불법에 대한 문제를 없애자는 것"이라며 "그런데 왜 해체란 과격한 단어 썼느냐 하면 불법적 비윤리적 요소라 이빨 뽑듯이 확 뽑자는 뜻이고 재벌가문으로부터 오는 문제를 원천적 없애자 의지"라고 답변했다.

또 "5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금지하고 그 이상 일하는 사람은 추가로 고용을 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숫자놀음"이라는 비판에는 "정부가 노동감독을 강화해서 불법 장시간 노동을 교정하고 신규고용으로 유도하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의미"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연간 2100시간 일하는데, 이는 멕시코에 이어 2위"라며 "그러면 기업은 왜 이렇게 일을 많이 시킬까 찾아보면, 불법노동을 통해 연장근로를 시키는 게 신규고용보다 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 정책을 통해 연간 28조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의 실현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본소득 정책을 정말 실현할 수 있느냐, 왜 다른 사람은 안 했느냐는 질문의 답은 '사람의 차이'"라며 "다른 정치인들은 이런 것을 할 생각 없었고 권력이 다수 국민 행복한 삶 아니라, 사회복지 예산은 1원도 아까워 지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최순실에게 용돈을 더 줄까, 강자와 이익을 나눠 가질까 이런 생각만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재명 시장을 포퓰리즘 정치인"이라고 지목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의 복지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라는 것은 헌법에도 쓰여 있는 의무"라며 "복지확대는 중앙정부의 예산 7% 정도만 조정하면 만들 수 있는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예산을 쓰기보다 가능하면 경제발전에 도움되고 동네 영세자영업자에게 도움되고 2800만에게도 도움되는 기본소득으로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게 제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주는 복지는 낭비고, 4대강 공사 같은 토목예산은 투자냐?"라고 반문한 뒤 "국민에게 직접 지출하는 투자가 저는 훨씬 더 의미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지/뉴시스
 
그러나 이 시장은 경제와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질문자의 논리를 반박하며 대안을 꺼낸 것과 달리 외교안보에서는 구체적 대안보다 당위론을 설파하는 데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기에는 외교안보 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인데, 전시작전권 환수가 현재 안보상황에서 가능할 것인지, 이 시장이 자주국방 여론에 편승한 포퓰리즘을 하는 것 아닌지, 이 시장은 투사적 이미지가 강한데 외교는 투사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해외 정상과 만나서도 투사적으로 일을 할 것이냐"라는 뼈 있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처럼 반도국가는 주변국에 껴있어서 위기이자 기회인데, 흥하냐 망하느냐 위기냐 기회냐는 그 나라 국가지도자 몫이고 거기서 결판난다"며 "중요한 것은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자주적 균형외교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 대책없이 비자주적 편향외교를 했지만 자주적 균형외교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전작권 환수와 관련해서는 "국방문제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해 군사비 지출은 40조원인데 북한은 많아야 3~4조원이고, 현대전은 직접적으로는 머릿수보다는 첨단무기, 더 크게는 경제규모의 싸움"이라며 "우리나라 경제가 북한보다 40배, 군사비 지출도 10배나 많은데, 어떻게 미국 없이는 전쟁을 못 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구상에서 군사작전 지휘권을 외국에 맡긴 나라가 없다. 전작권은 기본적으로는 환수해야 하고, 가급적 조기에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정상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일본의 아베 총리 등은 자국의 이익 중심에 둔 사람인데, 그들과 원만하게 합의하고 적절히 협상해서 과연 대한민국 국익 지킬 수 있을까, 자주적 균형외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진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휘둘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야권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본선의 유력한 경쟁자인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인격적으로나 포용력, 경륜으로 보나 장점이 많은 분이지만 시대마다 요구되는 리더십의 유형이 다르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혁명적 사회, 기로인데, 이런 시기에 중요한 것은 부당한 소수의 기득권세력과 한판의 승부를 해야 하는 용기와 결단, 돌파력, 야전성 이런 게 필요하다"며 자신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어 "저는 변방장수에서 대선주자로 3위라는 기적을 만들었다"며 "저는 이게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저는 성장하고 있으며, 지금은 높지만 성장하지 않는 나무를 넘으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반 총장의 화력한 경력은 기본적으로 지지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저는 '공직권한으로 뭘 했느냐?'라고 물을 것"이라며 "과거의 평가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誌)는 반 총장을 '최악의 사무총장'이라고 했지만 저는 '정부와 복지전쟁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의 경력은 자질논란을 부를 수 있는데, 사적인 편지를 외교행랑으로 김종필 전 총리에게 보낸 외교행랑 사건은 공적권한과 예산을 사적으로 쓴 대표적 사례"라며 "이 작은 것조차 사적으로 남용하는데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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