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시장, 연초부터 베끼기 분쟁 '격화'
특허·디자인 침해 갈등 흙탕물 전쟁 양상
입력 : 2017-01-11 06:00:00 수정 : 2017-01-11 06:00:0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정수기시장이 연초부터 '미투제품(베끼기제품)' 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생활가전업계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업체간 특허·디자인 침해로 인한 갈등이 빈번했다. 이번에는 정수기를 두고 교원과 바디프랜드가 맞붙었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교원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원의 모방상품 출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회사 측은 "교원그룹이 당사의 제조 협력사 피코그램에 다분히 고의적으로 접근해 당사의 'W정수기'와 동일한 제품 '교원 웰스 미니S 정수기'를 출시했고, 이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골목상권 죽이기'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교원은 이같은 바디프랜드의 주장에 대해 피코그램과의 거래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전혀 없으며, 이번 공개집회는 '불법적인 영업방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바디프랜드와 모방제품 논란에 휩싸인 교원 웰스 미니S 정수기.사진/교원
 
갈등은 정수기 제조업체 피코그램과의 협력 관계에서 시작됐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피코그램으로부터 정수기 필터 및 부품을 납품 받아 W정수기를 판매해왔다. 문제는 피코그램이 자사 개발 정수기 '퓨리얼'을 제조업자 개발생산(ODM)방식으로 교원에 납품, '웰스 미니S 정수기'를 출시하면서 불거졌다. 
 
바디프랜드 측은 피코그램의 퓨리얼 정수기가 W정수기의 모방제품이며, 이를 ODM 방식으로 공급받아 출시된 교원 웰스 미니S 정수기 역시 모방제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정수기는 기존 정수기 시장의 방문서비스가 필요 없는 자가필터교체형 정수기로, 바디프랜드는 이같은 신시장 구축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에 교원이 모방제품으로 '무임승차' 했다는 도의적 책임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교원 측은 피코그램 납품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전혀 없으며, 되레 바디프랜드가 영업방해 활동으로 자유경쟁 시장 체제를 파괴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피코그램 퓨리얼 정수기가 W정수기의 특허권 및 디자인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가처분 결정을 받은만큼, 퓨리얼 정수기를 받아 만든 웰스 미니S 정수기 역시 모방제품이라는 주장은 억지라는 것이다.
 
양사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바디프랜드 측은 "단순히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방제품을 내놓는 행위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교원이 상도의를 무시하고 시장을 침탈하는 행위를 알릴 수 있는 규탄을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원 측은 "법적문제가 없음이 확인된 상황에서 업무방해, 명예훼손, 협박 등을 강행하는 바디프랜드의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형사상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맞대응했다.
 
한편 생활가전업계 간 갈등은 빈번하게 벌어져왔다. 앞서 코웨이는 동양매직(현 SK매직) '나노 미니 정수기'가 자사 '한뼘정수기'의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청호나이스는 코웨이가 얼음정수기 특허기술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쿠첸은 쿠쿠전자와 밥솥 분리형 커버기술 모방과 관련, 동양매직와 바디프랜드는 렌탈시스템 모방과 관련 소송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특허·디자인 침해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핵심 경쟁력 구축이 필연과제라고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같은 부품을 받아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특히 중소업체들은 주력 제품군 마저 많지않아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갈등에 집중하기 보다는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기술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집중하는게 현명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소송전에서 승리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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