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피디가 전하는 여행과 유연한 삶
입력 : 2017-01-12 08:00:00 수정 : 2017-01-12 0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피디란 직업 특성상 출장 차 외국을 가서 여행도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의 감정을 글로 풀다 보니 세상을 대하는 유연함이란게 생긴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신경 써야 할 일도 예민해질 일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어떤 경우는 덮어두거나 받아들여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책거리 공간산책 2층에서는 김현우 EBS PD의 출장 산문집 ‘건너오다’ 출간 기념 북토크가 열렸다. 김 PD는 자신과 친분 있는 김연수 작가, 책을 기획한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자와 함께 책과 여행, 인생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사회를 맡은 강 편집자는 김 PD에 대한 소개로 인사말을 열었다. EBS 다큐프라임과 지식채널을 제작하고 있고 존 버거, 리베카 솔닛 등 외국 작가의 번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소개했다.
 
이어진 대담 중 대부분은 책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PD는 “4년 전 집필 의뢰를 받았을 때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다”며 “하지만 여러 곳을 다니고 글을 쓰다 보니 스스로 ‘어떤 시기를 지나왔구나’란 느낌에 ‘경계’를 지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써봐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책에는 38개 도시 경계를 건넌 여행 흔적들이 담겨있다. 프랑스 파리부터 미국 로렌스, 필리핀 아닐라오 등을 오가며 낯선 삶과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한 김 PD의 시선이 있다.
 
이후 세 사람은 책 속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낭독하기도 했다. 특히 김연수 작가는 안장 높은 자전거를 타고 프랑스 앙티브로 향하다 다쳐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온 구절을 읽은 후 “책 속에는 이외에도 난감한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데 그것을 삶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김PD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PD는 “존 버거의 ‘행운아’에 보면 한 의사가 환자의 병명을 규정할 때부터 치료의 단계가 시작되는 장면이 나온다”며 “내 속에 있던 감정들 역시 글로 내놓고 보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세상을 대하는 유연함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끝난 후 한 참석자는 “복잡한 현실 속 스트레스에 부딪히며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삶을 유연하게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강 편집자는 “다큐PD는 세상사의 여러 가지 틈을 관찰하는 사람이고 번역가는 텍스트의 행간을 읽는 사람”이라며 “김 PD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면들을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책거리 공간산책 2층에서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자(왼쪽부터), 김현우 EBS PD, 김연수 작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권익도 기자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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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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