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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시장 강세에도 건설사만 부진 까닭은
건설업 경기 겹악재에 울상…차환 불확실성 커지나
2017-01-19 17:05:22 2017-01-19 17:05:22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건설사들의 '돈맥경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일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조달금리가 오른데다 회사채 시장 전반의 강세 속 건설사 회사채만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건설업계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회사들이 차환보다 만기 회사채를 갚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대규모 회사채 만기일이 도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본드웹에 따르면 삼성물산(AA+)은 올해 총 1조700억원, 현대건설(AA-) 3000억원, 대림산업·포스코건설(A+)은 각각 23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A등급 대우건설(3500억원)과 현대산업개발(1200억원), 롯데건설(1000억원)을 비롯해 GS·SK건설(A-)도 각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할 처지다. 
 
문제는 이들 건설사들의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가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회사채 시장에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 절감 목적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고 하반기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기업 실적이 양호하게 창출되면서 신용도는 개선되고 회사채 발행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회사채시장의 온기가 확산되면서 고금리 투자매력이 있는 A급 회사채도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격 강세와 더불어 회사채 발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유동성 확보 목적도 더해졌다. 최근 AA급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CJ E&M, 현대제철 등이 발행계획 이상의 유효 수요를 확보했고 A급인 한솔케미칼과 대상도 수요예측에 성공, AA급과의 스프레드를 좁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건설사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A+/부정적)과 GS·SK건설(A-)은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낮춰졌다. 이밖에 대부분의 건설사 회사채는 신용등급을 유지했더라도 현재 신용등급 대비 여전히 높은 스프레드로 평가받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건설사 회사채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예전부터 2017~2018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언급돼 왔고 당장 올해부터 국내 주택부문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며 "금리상승 기조가 더해지며 가뜩이나 불난 건설업 경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수주 감소와 적자공사 진행 등 해외부문 손실 축소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내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기조로 전환되고 건설사 회계감리가 진행되면서 손익변동성 확대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 등도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도 건설사 회사채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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