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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컨테이너 10분이면 4분의 1로 '뚝딱'
정부, 접이식 컨테이너 2018년 상용화 가능…"운송비 6조3천억원 절감"
2017-01-22 11:00:00 2017-01-22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물건을 싣지 않은 빈 컨테이너를 도로로 운송하는 비용은 수도권~부산 구간만 해도 연간 36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업체들이 빈 컨테이너 해상운송에 사용하는 돈도 4000억원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8조원이 비어있는 컨테이너 운송 비용으로 쓰인다.
 
이런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이나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는 컨테이너를 접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30여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기술적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접이식 컨테이너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비어있는 컨테이너를 자유롭게 접어 부피를 줄임으로써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0일 오전 의왕ICD에서 국토교통부, 물류 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접이식 컨테이너 기술'을 공개했다.
 
철도연이 개발한 접이식 컨테이너는 비어있는 컨테이너를 접어 부피를 기존의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4개를 쌓으면 일반 컨테이너 1개와 부피가 같아진다.
 
2명의 작업자가 간단한 보조 장비만으로 10분 이내에 접을 수 있다. 앞면과 뒷면이 접히는 1단계로 접히고, 이후 윗면이 내려오면서 옆면이 접힌다. 보조 장비는 원격 제어로 작동해 작업자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현장에서 쉽게 쓸 수 있다.
 
모서리 기둥을 접지 않고도 컨테이너를 접을 수 있게 설계됐으며, 모서리 부분 기둥 4개는 각각 96톤을 견디는 일반 컨테이너와 똑같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빈 컨테이너를 접어 부피를 4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전 세계적으로 약 6조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사진/김용현 기자
 
 
4개를 한묶음으로 운송하기 때문에 일반 컨테이너 1개 운송비용으로 접이식 컨테이너 4개를 운송할 수 있어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철도연에 따르면 접이식 컨테이너 도입 시 8조원에 달하는 빈 컨테이너 해상운송 비용은 2조원으로 6조원이나 줄일 수 있다. 3960억원 수준인 국내 빈 컨테이너 해상운송 비용도 960억원으로 3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를 접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 왔다. 하지만 접는 방법이 복잡하거나, 접히는 부분이 컨테이너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컨테이너를 접는데 필요한 추가 인력, 장비, 비용 등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이었다.
 
권용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녹색교통물류시스템공학연구소 소장은 "빈 컨테이너 보관을 위한 공간과 비용도 일반 컨테이너의 4분의 1 정도만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외 항만과 컨테이너 야드의 문제점이었던 보관 공간을 해결하고, 화물운송 차량으로 인한 교통 혼잡 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에 개발한 접이식 컨테이너 기술이 상용화 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개발(R&D) 지원에 나선다.
 
올해 연구에 착수해 오는 2021년까지 접이식 컨테이너의 성능 고도화, 국제적 성능 인증, 시범 운영 등 상용화를 위한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현종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접는 비용이 20%를 넘어가면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이 범위 안에 있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며 "10억 정도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서 실제 운송에 사용하는 등 상용화 단계를 거쳐서 빠르면 2018년 하반기에는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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