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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 중국 시장 '흔들'
오리온·롯데 등 '한숨'…시장 성장 둔화
2017-01-24 16:20:43 2017-01-24 16:20:43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국내 제과 시장이 믿었던 중국 시장에서 성장 둔화에 직면하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성장이 담보되던 중국 제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지만 최근 중국도 성장 정체 조짐이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과시장은 수년째 3조원 규모에 머물러 성장이 멈춘 상태다. 제과 시장은 2009년 3조5000억원까지 성장했으나 이후 뒷걸음질을 계속하며 3조원대 붕괴 조짐 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제과 업계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던 중국 시장도 불황의 영향으로 시장이 둔화되며 성장이 지지부진해 업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중국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오리온(001800)은 중국 시장에서의 역성장 위기에 빠졌다. 
 
24일 신한금융투자는 "오리온이 1분기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홍세종 신한금투 연구원은 "오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매출액은 6221억원, 영업이익은 1033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5.8%·13.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연구원은 "국내 매출액은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예상되나 중국에서는 춘제(중국의 설) 효과가 사라지고 환율 환경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우려 요인"이라며 "중국 부문 매출액은 보수적으로 잡아 3488억원으로 작년보다 7.8%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오리온은 중국 식품시장의 고성장에 기대어 불황 속에서도 선방을 이어갔다. 중국 제과사업이 오리온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절반을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중국시장에 주목하고 1993년 시장 공략에 나선 이후 중국 제과시장 2위 업체로 성장했지만 최근 매년 20%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 식품 소매판매액이 지난 2013년 이후부터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중국 식품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제과(004990)는 오리온보다 1년 늦은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했으나 경영전략이 먹혀 들지 않아 현지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중국 법인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실적 개선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규제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의 예상치 못한 변수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은 롯데제과의 부담거리다.
 
이미 지난해 롯데제과는 중국 현지 공장이 세무조사와 안전점검 등 중국 당부의 규제를 받기 시작했다. 향후 추가 규제나 제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과시장의 수요침체와 저성장으로 제과 업체들의 중국 사업 성장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과시장 공략과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 기대했던 게 워낙 큰 만큼 고민스러운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리온의 중국향 제품들. (사진제공=오리온)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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