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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창당, 보수진영 구심점 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이 성공의 바로미터…정병국 초대 당 대표 등 추대
2017-01-24 16:38:43 2017-01-24 18:09:55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보수정당 첫 분당이라는 역사를 새로 쓴 바른정당의 중앙당 창당대회는 ‘국민에 대한 사과’로 시작됐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31명과 원외 인사들은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국민께 드리는 말씀’ 낭독자로 나선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이름으로 대통령의 헌법 위반과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께 사죄한다”며 “바른정당은 오늘 새출발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참회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연단에 올라 있던 소속 의원과 원외 인사들은 김 의원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는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김 의원은 특히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열망과 동지들의 헌신을 져버렸다”며 “불통, 독단, 비선정치로 탄핵이라는 불행을 초래했고 헌법 유린과 법치 훼손은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애썼지만 패권세력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는 동안 소속 의원과 원외 인사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바른정당이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면서 지난달 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후 28일만에 당을 창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바른정당은 이날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초대 당대표로 추대했다. 아울러 김재경·홍문표·이혜훈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최고위원으로 추대했고 정강·정책 및 당헌도 선택했다.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에 추대된 정병국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일부 야당 지도자는 가짜 보수의 잘못과 실패를 온 국민이 피땀으로 건설한 대한민국의 잘못과 실패로 호도하며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깨끗하고 능력 있는 후보를 세워 진정한 수권정당이 되자”고 밝혔다.
 
정 신임 대표는 특히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국회의원의 세비 및 각종 수당을 검정하겠다. 국민 소환제를 선택해 무능한 국회의원을 퇴출하겠다”며 가짜 보수를 배격하고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통, 학습, 미래지향, 포용 등 당 운영원칙을 밝히고 “든든한 안보와 지붕을 쌓고 다원화 사회의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방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당 창당까지 마무리 지은 바른정당의 향후 성공여부는 바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달렸다. 바른정당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여러 말할 것 없이 보수여당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특히 일부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모두 포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통 보수여당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보여줘도 대안 보수정당으로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 이는 바른정당이 이번 대선에서 얼마나 많은 후보를 배출하고, 후보들 간의 경쟁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바른정당 후보가 의미 있는 득표를 얻는 것은 기본이다. 이 과정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입당이나 연대 여부도 바른정당의 흥행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바른정당이 지속 가능한 대안 보수정당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누리당과의 정책적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를 위해 ‘3년 육아 휴직법’ 등 나름 파격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등 눈길을 끌기 위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선거 연령 인하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기존 정당과 차별화되지 못한 모습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순자 의원에 이어 홍철호 의원까지 오는 26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 입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른정당 세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충청권 의원들까지 합치면 10여명이 새누리당 탈당을 심각하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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