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척추 통증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타깃신경치료’
2017-01-31 16:52:20 2017-01-31 16:52:20
[뉴스토마토 강명연기자] 허리디스크, 목디스크로 고생하는 환자들은 ‘병원 쇼퍼’로 불린다. 척추통증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통증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 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통증 관련 병원이나 진료과목이 봇물처럼 늘어나며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환자들의 혼란만 늘어나고 있다. 
 
허리통증의 원인은 크게 디스크자체, 신경, 근육과 인대, 관절, 그리고 뼈 등으로 나뉜다. 통증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정확히 규명하지 못하면 만성통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요인은 ‘신경’이 원인이 되는 경우다. 신경은 근육과 인대와 달리 첨단영상장비로도 확인이 안 될만큼 잔신경가지들이 많아 문제가 되는 신경을 찾기 힘들다. 
 
따라서 통증치료에서는 병명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보다 통증의 원인이 신경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규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신경자체의 염증이나 유착이 원인인 환자에게 디스크를 치료하면 효과가 없다. 일시적으로 효과를 봤다고 해도 통증이 재발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디스크 자체가 원인인 환자에게 신경 치료법인 추간공신경차단치료나 신경성형술을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문동언통증의학과 문동언 원장은 “허리통증의 원인은 크게 디스크인지 아닌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며 “디스크 자체가 원인이면 고주파수핵감압술로 치료를 하며, 디스크가 아니라 신경뿌리가 압박되는 것이 원인이면 ‘추간공신경차단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간공신경차단치료는 영상유도장치를 통해 가는 바늘로 염증이나 부종이 있는 신경 주위에 약물을 주입해 신경의 염증을 줄이고 신경의 흥분을 정상화해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이다. 보통 디스크 환자의 90%는 신경주사와 같은 비수술 치료만으로 6주 이내에 호전된다. 
 
하지만 탈출된 디스크 내의 수핵이 허리통증의 원인이라면 디스크 자체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고주파수핵감압술’이 필요하다. 이 시술은 영상 유도장치를 사용해 휘어지는 특수 카테터를 디스크내 수핵에 삽입하고 고주파 프라즈마 에너지를 발생시켜 탈출된 디스크를 응고시키고 인체에 무해한 산소나 이산화탄소 등으로 기화시켜 배출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이다. 
 
또한 디스크내로 침투해 통증을 일으키는 나쁜 신경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튀어나온 디스크를 치료한다. 디스크 자체로 인한 신경압박과 염증을 줄여 통증의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다. 시술 2~3개월 후 기체화한 공간으로 탈출된 디스크가 흡수돼 디스크의 크기가 줄어들기도 한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은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같은 시술처럼 스테로이드나 약물을 주입하지 않고 통증의 원인을 직접 치료하는 방법이다. 특히 기존의 감압술에 비해 부작용 없이 부분적으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절제할 수 있어 섬유륜 파열에 의한 요통(디스크내장증)이나 디스크 탈출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 그러나 탈출된 디스크가 큰 경우는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 같은 비수술치료법을 적용한다.
 
이밖에도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성형술’이 필요하다. 신경성형술은 일명 ‘경막외 유착박리술’로 불린다. 이 시술은 직경 2㎜짜리 특수 카테터(도관)를 꼬리뼈 쪽으로 삽입해 신경 주위 유착 부위를 박리하고, 스테로이드와 유착박리제를 주입해 신경 주위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문동언 원장은 “요즘은 최첨단 영상장비로 비교적 진단이 용이해졌지만, 인체의 복잡한 해부학적 기전이 모두 영상장비로 판독될 수는 없다. 따라서 해부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간단한 신경차단치료를 하더라도 신경의 해부학적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전문의들은 한차례의 치료로도 통증을 크게 호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동언 원장은 MRI와 같은 첨단영상장비를 이용해 원인을 진단한다. 그동안 통증전문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단적 신경차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찾아낸다. 시술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당 부위를 정확히 타겟팅하는 ‘타깃신경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시술의 정확도를 높여 만성 난치성통증을 치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