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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한국 '우왕좌왕' 일본선 이미 '성공안착'
2017-02-16 08:00:00 2017-02-16 08: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우리보다 3년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은 초기 성공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맞물려 변화가 뒤따르면서다. 지난해 일본 공적연금이자 세계 최대 공적연금인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JPX닛케이4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자본정책과 자본효율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해당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증가하면서다. 
 
일본거래소그룹(JPX)과 닛케이사가 공동 개발한 JPX닛케이400지수는 주주 친화적인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사 대부분이 포함된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에 40%, 3년간 누적 영업이익률 40%, 시가총액 20% 비중을 둬 기업 점수를 매긴다. 여기에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평가가 더해져야 비로소 JPX닛케이400지수 종목 400개에 선정되기 때문에 늘 따르는 외국인과 기관 등 큰 손 투자자들의 관심은 덤이다. 
 
일본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 역시 기관투자자가 기업과의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 고객 또는 수익자의 중장기적 투자 수익의 확대, 나아가 경제 전체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데서 한국의 것과 같다. 국내, 해외 기관투자자나 의결권 행사 자문회사를 대상으로 하되 채택 여부는 기관투자자의 재량에 맡겼다. 금융청에서는 3개월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한 기관투자자의 목록을 금융청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뒀다. 
 
일본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건 경제 중흥을 목표로 한 일본 정부의 강력한 주도하에 제정된 결과다. 경제계 반발에 밀리고, 정치권 싸움에 밀리며 우왕좌왕하며 도입 시기가 늦춰진 한국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2009년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2013년 확정, 이듬해 2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도입 첫해 6월 127개 기관투자자 참여를 이끌었던 일본은 작년 9월 현재 213개 기관투자자가 참여 중이다. 
 
일본이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 이후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운용자금 1300조원을 굴리는 GPIF가 활발한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에 나서자 정부에선 영향력 확대 우려를 지속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GPIF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산운용뿐만 아니라 의결권 행사도 전부 외부에 위탁해 민간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Engagement)를 최소화하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에 따른 잠재적 부작용을 해소하는 노력도 같이 보여줬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연구위원은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의 성공 안착을 위해 참여 기관투자자들의 관여 활동 중 실질적인 경영 참여로 볼 수 없는 관여 활동은 보유 지분율에 따른 공시의무를 예외적으로 완화해주는 등의 유인책 고려가 필요하다"며 "기관투자자들간의 일시적 연대와 관여 시 지분율 합산 연명 보고 문제도 주주권 행사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완화하는 조치가 보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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