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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소재 '루시드 드림'…참신성 내세웠지만 차별성 '글쎄'
2017-02-16 09:09:51 2017-02-16 09:09:51
[뉴스토마토 신건기자] 꿈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러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이 촬영 종료 1년8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김준성 감독과 고수, 설경구, 강혜정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영화 '루시드 드림'은 대호(고수)가 3년 전 납치된 아들 민우를 찾기 위해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인 자각몽으로 그 날의 기억을 추적하는 기억추적 SF스릴러 영화다.
  
사진/NEW 제공
 
영화는 국내 최초로 자각몽이라는 소재를 다루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소재 차체는 분명 참신하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최면'을 소재로 한 기억 추적 스릴러와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전파를 탄 OCN의 '리셋'이나 2011년 방송된 '뱀파이어 검사'가 이러한 구성을 갖고 있다. 영화 자체만 본다면 '자각몽'은 단순한 상징적 의미일 뿐, 기존의 '최면' 소재의 작품과 차별성을 찾기가 어렵다.
 
다만 꿈이라는 측면으로만 본다면 지난 2010년 개봉한 '인셉션'과 연출 차별성은 존재한다.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는 유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인셉션'이 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는 반면, '루시드 드림'은 영화의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사건에 귀결되어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김준성 감독은 인셉션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비교를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셉션 만큼의 비주얼을 우리 예산으로 보여주기는 힘들었다"며 "그렇지만 분명히 (인셉션과) 차별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NEW 제공
 
'루시드 드림'은 꿈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들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심층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드림 메이커', '드림 워커', '드림 인베이젼' 등 짧게 언급은 되지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매니아층의 호응만 얻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든다.
 
특히 디스맨의 경우가 그렇다. 디스맨은 자각몽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드림워커를 지칭한다. 하지만 디스맨이 한 마케팅 전략수립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영화에서는 박유천이 '디스맨' 캐릭터를 연기했다.
 
김준성 감독은 디스맨에 대해 "디스맨이란 캐릭터 자체가 자각몽 마니아들 사이에선 중요한 인물"이라며 "디스맨을 재미있는 캐릭터로 활용해보려 작품에 녹여봤다"고 언급했다. 또 박유천에 대해서는 "디스맨이라는 캐릭터를 잘 연기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짧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NEW 제공
 
고수는 이번 작품을 위해 10kg 이상 감량을 하고, 메이크업을 최소화하는 등 캐릭터 표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아이를 잃고난 후의 아버지의 모습을 가늠하다가 힘이 쭉 빠진 상태로 연기를 시작했다"고 작품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또 "액션씬 촬영 당시 와이어 액션을 펼치다 목을 벽에 부딪혀서 큰 부상을 입을 뻔 했다"고 제작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자연스럽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설 배우는 "이번에 맡은 배역은 편한 듯 편하지 않았다"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강혜정은 작품 속 '소연'이라는 역할과 본인의 공통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크게 같은 점이 없다"고 답했다. 그녀는 "자신은 똑똑하지도 않고, 이기적이지도 않다"며 "감독님이 준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연'의 헤어스타일은 감독님의 권유에 시도해본 것"이라며 "차갑고, 냉소적이고, 똑똑하게 보여지고 싶었지만, 보여지는 것과 심리적인 것은 차이가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사진/NEW 제공
 
감독은 영화 '루시드 드림'이 믿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짧게 약술했다. 그는 "영화 속 장면들은 꿈이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절박함으로 이어가는 이야기들을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꿈을 통해 범인을 쫓는 기억 추적 SF스릴러 '루시드 드림'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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