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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분유 아이배냇 물량부족 왜?
2017-02-19 09:55:46 2017-02-19 09:55:46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산양분유 품절사태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아이배냇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해 가격인하로 매출은 늘었지만 물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배냇은 지난달 중순경부터 산양분유 품절사태를 겪고 있다. 다음달 초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해 매우 죄송스럽고 난감한 입장"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배냇 산양분유 식품절사태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됐다. 인터넷의 커뮤니티 등에는 1월 중순부터 '아이배냇 산양분유 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개인 직거래 사이트에서도 아이배냇 제품은 거래되고 있다. 급하게 산양분유를 구하고 나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거래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배냇은 지난해 6월 8일부터 한국·뉴질랜드 FTA 체결을 계기로 800g 산양분유의 소비자가격을 기존 5만5900원에서 3만2900원으로 40%가량 인하했다. 관세 인하로 인한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이배냇에 따르면 가격인하 5개월만에 산양분유 판매는 300% 늘었다.
 
가격인하로 인해 산양분유 매출은 늘었지만 지난달부터 품절사태가 계속되며 아이배냇 구매자가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유 특성상 한번 선택하게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바꾸지 않고 계속 쓰는 경우가 많다. 분유를 새롭게 바꾸게 되면 아기가 토를 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처음에는 물품거래사이트를 이용해서라도 사용하던 산양분유를 구했지만 물품부족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다른 분유로 변경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약 37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산양분유 시장은 600억원대로 일동후디스가 시장의 85~90% 가량을 점하며 1위, 그 뒤를 파스퇴르 산양분유, 아이배냇 등이 잇고 있다. 아이배냇이 가격인하를 단행한 것은 후발주자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산양유는 모유와 가장 가까운 성분으로 조성돼 있어 면역력이 부족한 아기들을 둔 부모들에게 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뉴질랜드서 수입하고 있다.
 
아이배냇의 가격 인하 이후 다른 산양분유 업체들은 "매출에 별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아이배냇은 산양분유 시장 자체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아이배냇이 전략 실패를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배냇이 가격 인하 후 수요예측 및 물량 공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동성이 크지 않은 분유 품목은 안정된 공급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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