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장시호, 우리 직원으로 착각할 정도"
"붙임성 있고 머리 비상…대통령 차명폰 번호도 기억해내"
2017-03-03 15:43:06 2017-03-03 15:51:51
[뉴스토마토 홍연기자] 지난달 2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종료된 가운데 장시호씨가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톡톡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3일 특검 사무실 인근 식당에서 취재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고 수사 기간에 느낀 소회 등을 밝혔다. 간담회에서 박영수 특검은 "장시호씨가 복덩이가 맞냐"는 기자들 질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상당히 기여를 했다. 정황 쪽에서 심증을 굳혀줄 수 있는 진술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이 아는 데 한계가 있어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무언가를 확인할 때 도와줬으나 스스로 오픈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양재식 특검보도 "장씨는 기억력이 상당히 좋다. 사진 찍듯이 기억을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차명폰 번호도 손으로 그리면서 기억을 했고, 머리가 좋다"고 말했다.
 
특검 관계자들 역시 장씨가 붙임성이 있다며 입을 모았다. 이용복 특검보는 "장씨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잘해 처음에는 우리 직원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 방앞에 조사실이 있어서 장씨를 종종 봤는데 볼 때마다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규철 특검보도 장씨의 인사성을 언급하며 '밝게 인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셨네?' '오늘은 뭐해요?'라는 말을 건네자 장씨가 '아 오늘 숙제 받았어요'라며 웃으면서 답한 일화를 전했다. 장씨는 18층 조사실에서 컴퓨터에 혼자 무언가를 입력하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씨는 지난 26일 마지막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되면서 윤석열 팀장, 한동훈 부장검사, 박주성·김영철 검사 등 수사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쓰는 등 막바지까지 친화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검 수사 중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내일 와서 먹겠다'며 구치소로 돌아갔으며, 특검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박근혜 대통령 차명폰,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실체 등과 관련한 단서, 최씨 비밀금고 위치, '집사변호사'로 알려진 맹준호의 역할 등에 대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조카이자 승마선수 출신으로 스포츠계 인맥을 이용해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장시호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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