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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주연' 역전…부품은 활황, 세트는 안개
2017-03-26 17:01:20 2017-03-26 17:01:21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올해 전자업계의 주연이 뒤바뀔 전망이다. 그간 실적 개선의 열쇠로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완제품)에 주목했다면, 올해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 깃발.사진/뉴시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한 9조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의 주역으로는 단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꼽힌다. 각 증권사들이 내놓은 1분기 전망치들은 구체적 수치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DS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공통적으로 70%를 상회한다. KB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으로 9조6000억원을 예상했으며, 이중 DS부문이 7조2110억원으로 전체의 75.1%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DS부문의 비중을 각각 72.2%, 74.2%로 예상했다.
 
연간 영업이익으로 넓혀봐도 올해 DS부문의 비중은 압도적 강세다.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30조원대를 달성했던 2013년만 해도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전체 대비 27%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서서히 입지(2014년 38%, 2015년 57%, 2016년 54%)를 넓혀오다, 특히 올해 70% 이상을 차지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위상을 자랑할 전망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부문은 하반기 분기 영업이익 8조원 시대가 개화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부문의 플렉시블 올레드 시장 지위 역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도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한 315억원,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1% 급증한 2077억원으로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부품사업 호황 흐름은 LG 전자 계열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전망이다. 세트를 담당하고 있는 LG전자의 올해 실적은 예년 대비 큰 폭의 등락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부품을 책임지는 계열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26% 증가한 5358억원, 올해 전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2조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MC사업본부의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MC사업본부는 G5, V20 등의 흥행 참패로 지난해 1조259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상승세는 예사롭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18% 폭증한 836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조7800억원이 예상된다. 듀얼카메라로 대박을 친 LG이노텍 역시 1분기 영업이익으로 661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만6418.5% 증가라는 믿기지 않는 결과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1% 증가한 3158억원이 예상된다.
 
한편 세트의 명예회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1분기 출시된 G6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며 MC사업본부의 부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2분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G6의 경우 하반기 V30 출시 전까지 판매량을 유지할지 여부가, 갤럭시S8의 경우 갤럭시노트7 사태로 돌아선 글로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관건으로 꼽힌다. 가전사업의 경우 삼성과 LG 모두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장 포화상태가 이어지며 획기적인 수익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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