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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지속 성장 가능한 SOC인수금융 시장에 사활
부동산PF 리스크 확대로 대규모 SOC 자금 주선 유치 절실
2017-04-23 10:01:15 2017-04-23 10:01:15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금융권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금융주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 악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SOC 금융주선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1분기에만 2조원가량의 SOC 금융을 주선했다. 이 기간 국민은행은 부산~김해 경전철 사업(1조원), 우이~신설 경전철 사업(3850억원), 울산대교 건설사업(2700억원) 등의 리파이낸싱 사업을 주관했다.
 
리파이낸싱이란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하며,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이들 사업에서 계열사인 KB증권을 활용해 9000억원규모의 공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면서 안정적인 자금조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올해 초 8200억원 규모의 이천~오산 간 고속도로사업을 산업은행과 공동주선했다. 이 사업에서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은 각각 3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는 시장에 나온 SOC 금융주선 사업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대형 사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KB증권과 협업을 통해 상당수의 사업을 따내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들 사업의 경우 기존에 평균 6~7%에 달하는 조달 금리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활용해 금리를 3%대로 낮출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대형 SOC 사업의 금융을 주선해 수익을 낼 수 있어 정부와 은행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과점주주가 된 한국투자증권과 SOC 금융주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8000억원 규모의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구간(28.97㎞) 금융주선에 성공했다.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중 추진되는 1000억원 규모의 부산지역 임대형민자사업(BTL)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SOC 자금 조달 사업에 뛰어든 것은 최근 부동산PF 리스크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부담이 높은 부동산PF 사업보다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안정적인 SOC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부동산PF란 건설사가 사업을 시행할 때, 사업권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이 사업은 건설사가 은행 등 금융사에 지급보증을 서고 건설사는 향후 지어질 건물이나 땅의 가치를 담보로 자산유동화채권(ABCP)을 발행해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경우 금융사는 건설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부동산PF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부동산PF 시장에서 발을 뺐다"며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자본 대형화를 위해 대거 부동산PF에 뛰어들면서 리스크부담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증권사의 우발채무 규모(23조3000억원) 중 부동산PF가 차지하는 비중이 66%(13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일때는 부담이 없지만 향후 공급 과잉으로 부동산시장이 더욱 침체될 경우 우발채무에 대해 금융사는 충당금을 쌓아야만 한다"며 "금융사들 입장에서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PF를 늘리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부동산PF의 경우 부동산 준공·사업에 따른 손실위험을 포함할 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하락에 더욱 민감해 늘릴 계획이 없다"면서도 "SOC 사업의 경우 정부의 주도사업인 만큼 손실 리스크가 적고 매년 20조원 가량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시중은행을 비롯해 대형 증권사들도 최대한 많은 사업을 따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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