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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은 올리고 미국은 내리고…국제유가 두고 힘겨루기
2017-04-23 17:16:06 2017-04-23 17:20:08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저유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 초부터 대대적인 감산에 돌입했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늘어나며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감산의 성공적인 이행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계획대로 오르지 않자 OPEC은 '감산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09달러(2.2%) 급락한 배럴당 49.62달러를 기록하며 50달러 선이 다시 무너졌다. 같은 날 두바이유도 52.32달러로 전날보다 0.25달러(0.48%) 하락했고, 브렌트유도 1.03달러(1.94%) 내린 51.96달러에 마감했다.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다음달 25일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6월까지로 예정된 감산기간을 3~6개월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 밝히면서 국제유가(브렌트유·WTI원유)는 지난 11일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 재고가 치솟으며 유가는 다시 하락세다. 미국의 4월 둘째주 원유 재고량은 전주 대비 약 1만7000B/D(barrels per day) 증가한 5억3300만배럴로,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전체 원유 생산량은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9주 연속 증가세다. 자연스레 최근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과 미국 원유재고 소식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현상이 반복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원유 생산량은 2018년 990만B/D로 지난해보다 100만B/D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WTI 가격 전망은 배럴당 52.24달러로, 전월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했다. 당초 목표였던 '60달러' 달성이 오는 6월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OPEC은 감산 연장을 검토 중이다. OPEC의 과거 17차례 감산합의 이행률은 60%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번 감산은 100% 안팎의 높은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유가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일각에선 회원국 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도 국제유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방향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감산 연장이 이뤄지면 유가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지고, 불발될 경우엔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란 데 동의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시리아 공습도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의 공습에 대해 러시아와 이란은 비난한 반면, 사우디는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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