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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높은 벽 실감한 안철수, 막판 단일화 시도할까?
유승민까지는 가능성 열려 있어…"단일화 없다" 거듭 강조해온 게 걸림돌
2017-04-24 16:43:08 2017-04-24 16:43:3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후보가 자력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우세해지면 결국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조선일보 의뢰로 칸타퍼블릭이 21~22일 조사하고,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문 후보는 37.%로 안 후보(26.4%)를 1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또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의뢰해 리서치앤리서치가 21~22일 조사하고,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문 후보 지지율은 39.1%로 30.1%를 얻은 안 후보에 9%포인트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 측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자강론’만 가지고 문 후보를 넘어설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 후보는 그동안 ‘자강론’을 펼치며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 없이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주는 형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못박아왔다. 그러나 ‘자강론’이 높은 벽에 부닥치면서 안 후보 측은 선거운동 중반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길목에 섰다.
 
안 후보가 홍·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또 있다. 위 여론조사에서 후보군이 좁아질수록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다. 다자구도보다 양자구도가 선거에 유리한 것은 자명하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로 유 후보가 빠지고 안 후보로 단일화된 가상대결에서 문 후보 39.6%, 안 후보 35.2%를 차지해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인 4.4%포인트를 기록했다.
 
칸타퍼블릭 조사에서는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가 41.4%를 얻었고, 안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두 후보간 격차가 0.4%포인트 차로 크게 줄어들면서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후보군이 좁혀질수록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쉽게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안 후보가 자강론을 외칠 때부터 일각에서는 이 자강론이 안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안 후보 지지층에게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 한 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단일화 논의에 홍 후보까지 포함시킬 경우 자신의 지지기반인 호남의 표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후보와 유 후보의 단일화로 중도층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밴드 웨건’ 효과를 노려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바른정당은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후보 단일화와 유 후보 사퇴 문제를 논의했다. 바른정당 의원들 사이에서 문 후보의 당선만큼은 막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아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김용철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는 “홍 후보는 아니지만 안 후보가 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는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실상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 후보를 지지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기태 한국공유정책연구원장은 “유 후보와의 단일화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홍 후보와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호남 민심이 다 어디로 가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안 후보와 유 후보의 단일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단일화 협상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선거일까지 단 2주가 남아 있어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안철수-유승민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은 단일화 후 당선 가능성이 높을 때와 후보들이 철학과 이념을 공유하고 있을 때”라며 “그러나 이 둘은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안 후보와 유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명동 YWCA연합회에서 '모두를 위한 미래, 성평등이 답이다'를 주제로 열린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성평등 적극 실현을 다짐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한 뒤 여성단체 회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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