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노동자들은 왜 40m 높이 광고판에 올라갔나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대선 후보들 관심도 안보여"
2017-04-25 16:51:18 2017-04-25 17:19:37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촛불시민혁명이 이뤄진 광화문광장 주변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이 고공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12일째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민중총궐기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와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은 25일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 모여,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세광빌딩 옥상 광고판에 오른 노동자 6명을 지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노동자 6명은 동양시멘트·하이텍알씨디코리아·현대차 등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 소속으로 지난 14일부터 고공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투쟁본부는 조기 대선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노동자들이 또다시 고공농성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투쟁본부는 “촛불이 제기했던 수많은 문제들은 외면당한 채, 이 땅의 노동자들은 다시 고공농성에 내몰리고 있다”며 “대선 후보들과 정당들은 이를 묵인하고, 방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촛불항쟁은 성공했지만 정작 그 주역인 노동자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공정하고 평등한 이 나라를 만들자는 염원을 위해 촛불시민혁명 시즌 2를 시작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공에서 곡기를 끊고 농성 중인 6명의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절규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김용표 빈민해방 실천연대 위원장은 "대선후보들은 자신들이 촛불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며 "그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유세를 하며 얼마나 이곳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지금도 광장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선후보들은 그것과 거리가 먼 사람들인 거 같다"며 "이 땅이 바로 서려면 지금 싸우고 있는 노동자를 비롯해 농민들, 도시 빈민들이 동반자로 함께 살아야 의미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권의 노동악법과 노조탄압 등을 지적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직무대행 위원장은 “해고 쉽게 하고 임금 깎고 전국민을 비정규직으로 만든 박근혜 정권을 쫓아냈다”며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노동탄압과 성과연봉제, 전교조 법외노조화 등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차헌호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공동대표는 6명의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차 공동대표는 “저 위에 오른 6명의 노동자는 조기 대선을 이끌었던 노동자들이고, 광화문광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이라며 “이 기울어진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철폐시켜 노동자들이 온전한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이 노동자 6명이 고공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광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