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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DTI 손댔다가 자칫 서민층 피해…"DSR 안착때까지 현행 유지"
당국-은행권 DSR 가이드라인 속도…"대체제 마련되면 DTI 사실상 폐기 예상"
2017-05-29 18:00:00 2017-05-29 18:57:03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새 정부는 담보인정비율(LTV) 70%·총부채상환비율(DTI) 60% 규제의 일몰 연장을 비롯해 부동산 규제 손보기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새정부, LTV·DTI 완화 연장 결정)
 
관련 규제를 섣불리 강화했다가 자칫 서민층의 자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LTV·DTI 외에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억제할 다른 정책수단이 강구되고 있다는 점도 규제 조정에 신중해야 할 이유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무보고에서 기존 가계대출 관리비율을 냉온탕식으로 뒤집는 것은 가계부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다른 정책 수단이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규제 변화는 서민층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의 핵심요건인 LTV·DTI 규제의 일몰을 연장하지 않고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비율을 더 높이는 등의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 대출은 지금보다 더 문턱이 높아진다.
 
예컨대 매매가 5억원의 아파트를 구매한다면 현재는 LTV 70%를 적용,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장조치가 사라지면 60%가 적용돼 최대 3억원으로 낮아진다. LTV가 50%까지 낮아진다면 대출 한도액 1억원이 줄어 최대 2억5000만원이다.
 
LTV·DTI 규제는 매년 7월 종료돼 1년 단위로 연장돼 왔다. 일몰이 다가올 때마다 두 차례 재연장됐으며 이번에도 오는 7월 말 효력이 끝난다. 7월 말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집에 'DTI 대신 DSR 활용'을 넣어 가계부채 총량관리의 방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이후 12년간 유지돼온 DTI는 새 정부에서 사실상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 정부는 DSR이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LTV·DTI 규제는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책조합을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하며 LTV·DTI 환원 문제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DSR 대출 규제,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 탕감 등 서민금융 정책의 조합이 필요한데, 금융당국의 DSR 대출 규제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달 초까지 국정기획위 분과별로 추가 토론을 거치면 내달 중순쯤 국정 과제가 확정될 것으로 본다"며 "당장은 정책조합이 필요한 가계부채 대책보다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고 전했다.
 
다만 새 정부의 가계부채 핵심 공약인 DSR 도입을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기존 대출심사 지표인 DTI가 폐지 수순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업무보고에 현재 여신관리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DTI보다 더 엄격히 상환능력을 따지는 DSR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당초 오는 2019년까지 DRS 정착을 목표로 했지만, DSR을 여신심사지표로 활용해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도입 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긴 것이다. 전 금융권 DSR 로드맵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은행권 DSR 표준 모형을 마련할 계획이다.
 
DTI와 DSR 모두 소득으로 빚 상환 능력을 따지는 지표기 때문에 이중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게 된다. 모든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을 따지는 DSR이 수도권 주담대 위주의 DTI보다 훨씬 까다로운 기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열리는 DSR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준비중"며 "DSR 산정 기준에 적용하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나 전제자금대출 원리금 수준이 뜨거운 감자인데, 결국 DSR이 DTI의 대체제가 되면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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