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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자폐 완치 논란 돌아보기(1)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2017-06-15 08:53:27 2017-06-15 08:54:58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자폐 조기발견, 조기 치료시 완치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발송해 문제가 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는 장애인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항의했고, 건보공단이 사과하며 마무리 됐다.
 
‘장애’라는 개념은 그 자체가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비가역적인 손상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장애진단이 내려지면 이미 완치라는 개념은 성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애 치료의 목적은 완치가 아니라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장애라는 개념에 충실하여 생각한다면 건강보험공단의 안내문은 심각한 오류를 범한 것이다.
 
사과문제와는 별개로, 건보공단의 긍정적인 취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건보공단에서는 자폐는 조기발견, 조기개입을 하면 치료효과가 매우 양호하니 영유아검진에 충실하자는 것을 강조하며, 조기발견과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말하려 했을 것이다. 즉 “자폐는 조기치료하면 완치에 가까운 호전도 가능한 질병입니다. 조기 발견으로 자폐 치료율을 높입시다”는 내용을 알리고자 했을 것이다.
 
자폐증 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라면 이해를 할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완치냐, 아니냐는 개념적인 혼동이 아니다. 완치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상태를 영어로는 ‘optimal outcome’이라 표현한다. 이 개념은 데보라 페인 교수가 정식화했다. 이 상태는 신경학적인 완치는 아니지만 사회기능적으로는 완치에 가깝기에 필자는 ‘완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모두가 조기 치료한다고 ‘optimal outcome’ 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기 치료하면 상당한 비율로 호전되어 자폐진단을 벗어난 상태에 이를 수는 있다. 이를 입증하는 다양한 보고가 존재한다. 그리고 필자 역시 상당수의 아이들이 치료를 통해 정상범위로 회복되는 것을 경험했다. 단 긍정적인 사례들의 대부분은 모두 조기개입이 이루어진 사례들이었다.
 
이번 사건의 출발은 자폐증의 조기발견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결말은 자폐증은 불치병이라는 사회적인식이 더욱 공고화 된 듯 하여 안타깝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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