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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위원회, 재계와 첫 만남…정규직 전환 놓고 미묘한 신경전
"현실 벽 있다"는 재계 우려에 "완급 조절하겠다"…민간 협조도 당부
2017-06-15 15:42:57 2017-06-15 15:55:13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일자리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테이블을 마주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각론에서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재계는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현실과의 조화가 필요하다"며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여달라"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답했다. 
 
5일 오전 일자리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일자리위원회와 대한상의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양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롯해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진두지휘할 위원회와 재계가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는 정부 정책에 대한 재계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상의를 창성동 별관으로 초청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창성동 별관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좋은 일자리는 사회 양극화의 해법"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지금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민간기업"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또 재계의 부담과 반발을 의식, "서민의 아픔을 보면 느긋하게 갈 수 없어 속도를 내지만, 서두르지 않고 정책의 완급 조절을 통해 부작용이 없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상의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 추진과정에서 부작용을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박용만 회장은 "대통령이 (위원장을)맡고 각 계가 폭넓게 참여하는 만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해법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자리 해법에 있어 지켜야 할 원칙이 있고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이 있다"며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첫 만남인 만큼 노동 현안과 관련해 날을 세우지는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 상의 의장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직군과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건설 현장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은 만큼 정규직 전환을 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위원회에 전달했다.
 
한편 이 부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자리 창출은 대한상의가 대표성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9일과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방문 계획은 없다. 전경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로 해체론에 직면했으며, 경총은 정규직 전환에 제동을 걸다 청와대 반발을 사는 등 불편한 관계에 있다.
 
정부의 내각 구성이 지연되면서 위원회의 공식 활동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위원회에는 관계부처 장관 11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관 임명이 늦어져 첫 회의도 열리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부위원장은 "지금 기반을 쌓고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첫 회의가 늦어진다고 해서 위원회 활동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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