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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심층분석)두산 회사채 수요 저조…두산인프라코어 BW에도 '빨간불'
5천억원 규모 사상 최대 BW 발행 앞두고 자금조달 우려 커져
2017-06-25 09:39:08 2017-06-25 09:39:08
이 뉴스는 2017년 06월 19일 ( 13:43:33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두산그룹의 자금 조달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지난주 두산은 1200억원 규모 회사채 청약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목표치에 미달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8월 진행되는 두산인프라코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또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들어 두산건설이 1500억원 규모의 BW 발행, 두산중공업은 5000억원 규모 BW와 총 17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이밖에 두산은 오는 23일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두산인프라코어가 8월 5000억원 규모 BW 발행을 앞두고 있다. 또 두산인프라코어는 7월과 8월 중 해외에서도 3억달러(약 3397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외를 불문하고 전방위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들어 결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공모 회사채 발행이 기대를 밑도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두산은 1200억원 규모 회사채 2년물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매수주문은 480억원에 그쳤다. 두산의 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계열사 지원에 대한 부담이 신용등급을 비롯해 투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발행액을 1200억원 그대로 유지할 경우 미달 금액은 인수주관사인 KB증권과 IBK투자증권, 키움증권이 떠안는다.
 
이제 시장의 눈은 두산인프라코어의 5000억원 규모 BW 발행 결과에 쏠리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BW는 오는 7월24일과 25일 구주주 청약, 7월27일과 28일 일반공모 청약을 거친 후 8월1일 발행될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가 매긴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BBB-,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이번 BW의 표면금리는 2%, 만기금리는 4.75%다. 최종 행사가는 7월19일 확정되며, 채권과 분리된 신주인수권은 8월22일 상장된다.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를 경우엔 투자매력이 높아진다.
 
다만 시장에서는 두산 계열사가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 자체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수개월 사이 총 1조 가까운 BW 자금을 끌어모으려 한다는 게 불안하다는 시각이다. 수익률도 예상보다는 낮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5월 두산중공업 BW 발행의 경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의 수익은 기대를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경우 예상보다 낮게 처분했다. 만기금리 2%는 높은 편이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데도 수익률을 7%밖에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가 대규모 BW 발행에 나선 것은 최근 실적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분기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실적 호조와 중국 건설기계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 1조5616억원, 영업이익 14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3년래 최대 실적이다. 중국발 건설경기가 앞으로도 계속 호황을 이어갈지가 중요한 상황인데,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그 정도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경우 단기간에 건설장비가 많이 필요했던 것이고 이제는 살 만큼 산 상황이라 재고가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BW발행으로 신주인수권 전환시까지 부채비율이 다시 높아지는 점도 부담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기준 207.4%다. 5000억원 규모 BW 발행으로 부채는 늘어나는 가운데 이 자금이 5581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10월내 상환에 쓰일 예정으로 자본 감소가 불가피해 부채비율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선 가운데 오는 8월 초로 예정된 두산인프라코어의 BW 발행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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