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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심층분석)'대형 오피스 임대' 부영그룹, 공실률·부채 증가 부담없나
공실률 업계 평균의 3~5배…3년간 부채규모 4조 늘어
부영 "잠재가치에 투자…장기적으로는 이득"
2017-06-25 09:39:39 2017-06-25 09:39:39
이 뉴스는 2017년 06월 19일 ( 15:17:33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부영그룹이 KEB하나은행(옛 외환은행 본사) 건물 매입에 나서는 등 국내에서 도심지역(CBD) 대형 오피스 임대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빌딩의 공실률이 높고, 그룹의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있어 기업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부영 측은 빌딩의 잠재 가치에 투자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최근 서울 을지로 소재 KEB하나은행 본사 건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큰 이슈가 없다면 연내에 본계약 체결과 딜 클로징(대금 납입)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영은 KEB하나은행 본점 인수에 98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캡스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LB인베스트먼트 등 입찰에 참여한 경쟁 투자자들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인수가보다 1000억원가량 많은 금액이다.
 
부영이 옛 외환은행 본사 건물 인수에 성공한다면, 부영은 최근 2년새 도심지 대형 빌딩 인수에만 2조3000억원가량을 투자한 셈이다. 부영은 지난해 초 삼성생명 사옥인 부영태평빌딩을 5717억원에 인수했다. 올 초에는 삼성화재 사옥인 부영을지빌딩을 4380억원에, 부영송도타워(옛 포스코이앤씨(E&C)타워)를 3000억원에 각각 사들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빌딩 매입으로 인해 부영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세빌스코리아가 발표한 '2017년 서울 프라임 오피스' 리포트에 따르면 부영을지빌딩과 부영송도타워의 최근 공실률은 각각 73%, 40%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CBD 공실률(17.3%)보다 크게 높다. 지난해 인수한 부영태평빌딩 역시 공실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투자로 부채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영의 총 부채는 지난 2014년 8조3217억원, 2015년 10조6742억원, 2016년 12조1726억원으로 3년 동안 4조원가량이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말 기준 188.4%에 달했다.
 
 
부동산 투자회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새 CBD 오피스를 비롯해 프라임 오피스의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단기간에 관련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오피스 빌딩 사업이 단시일에 수익을 낼 수는 없는 구조인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로도 높은 공실률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영도 이같은 점을 우려해 올해 초 송도타워 인수 당시 여의도로 본사를 옮기는 포스코건설을 대신해 포스코 계열사를 입주시킨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옛 외환은행 본사 건물의 경우 용적률, 재건축을 할 경우 최고 용적률 800%까지 늘릴 수 있어 수익을 크게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라고 답했다. 높은 공실률에 대해서는 "최근 매입한 빌딩의 경우 대형 회사와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좀더 걸릴 수 있다고 본다"며 "부영태평빌딩은 최근 6개층의 입주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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