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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 빅3에 집중…중소 조선사는 1%
수주난에 금융권 지원도 소외…"중소 조선사 줄도산 우려"
2017-06-28 11:08:29 2017-06-28 11:08:29
[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올해 4월까지 중소 조선사가 받은 선수금 환급보증(RG) 금액이 전체 조선사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RG는 조선사가 기한 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 제도다. 수주 절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사가 금융권의 지원에서마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금융권이 국내 조선사에 발급한 선수금 환급보증은 모두 35건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42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체 발행금액 가운데 1조4059억원이 대형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집중되면서, 중소 조선사들의 수주난은 더 심각해졌다. 성동해양조선과 STX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가 발급받은 RG금액은 전체의 1% 수준에 그치는 141억원에 불과했다.
 
금융권의 조선사 규모별 선수금 환급보증(RG) 발행 내역.
 
업계는 이 같은 차이를 두고 금융권의 RG 발급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지난달 그리스 선주로부터 유조선 7척을 수주했지만, 금융권이 RG 발급 조건으로 인건비 등 간접비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내부적으로 조정 중이다.
 
중소 조선사 한 관계자는 "최근 선가 하락으로 선박 수주 문의가 늘어나고 있어 회생 기대감이 높지만 금융권의 RG 발급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형 3사는 수주와 동시에 RG 발급이 되는 것과 비교하면 중소 조선사는 수주를 해도 RG 발급이라는 산을 또 한 번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중소 조선사들이 일감 절벽에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금융권은 사실상 RG 발급을 중단해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금융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중소 조선소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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