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한화테크윈 양대 노조, 임금협상 공동교섭 결정
협상력 높여 임금인상 관철…사측, 노노연대에 부담 가중
2017-07-26 17:00:24 2017-07-27 11:46:03
[뉴스토마토 구태우기자] 한화테크윈 양대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결정했다. 양대 노조간 연대를 통해 협상력을 높여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지난 24일부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테크윈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6일 한화테크윈지회와 노조에 따르면 양대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리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한화테크윈은 복수노조 사업장으로 민주노총 한화테크윈지회(지회)와 한화테크윈노조(노조)가 설립돼 있다. 양대 노조는 교섭대표노조를 정한 뒤 소수노조의 교섭위원을 임금협상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노조는 다음달부터 사업부 분할로 설립된 4개 법인의 노조 지부장을 만나 공동교섭에 대해 논의한다. 양대 노조는 지난 2월28일부로 임금협약이 만료된 만큼 임금협상을 서두를 계획이다. 법원 판결에도 열리지 않던 노사간 임금협상은 재개될 전망이다. 교섭대표노조가 정해진 뒤 회사가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1심·2심 법원은 지난 1월과 6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일당 200만원을 (지회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현재 회사는 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아 이행강제금을 내고 있다. 
 
양대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꾸리는 것도 법적으로 가능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법률원에 따르면 노조법은 단체교섭에 소수노조의 교섭위원을 참여시킬 경우 사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도록 정했다.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교섭 때마다 노노 갈등이 벌어지는 것과 달리 한화테크윈에서는 이례적으로 노노 연대가 이뤄지면서 노동계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양대 노조가 공동교섭을 택한 것은 임금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양대 노조 조합원은 올해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노조는 의견을 조율해 올해 임금인상 요구안을 만들 계획인데, 2015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한화테크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예년보다 임금이 올라야 한다는 게 양대 노조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매출은 3조5189억원, 영업이익은 15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4.6% 성장,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노사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지난 1일 한화테크윈은 사업부문별 전문화를 위해 4개 법인으로 분할을 마쳤는데, 교섭형태를 두고 노사갈등이 예상된다. 한화테크윈은 노조가 법인별로 개별교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양대 노조는 4개 법인이 공동으로 노조와 교섭하는 형태를 요구하고 있다.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노사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지회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을 비롯 한화정밀기계 등에서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이 좋은 만큼 그에 맞는 임금인상률을 따내겠다"고 강조했다. 
 
양대 노조의 공동교섭 결정은 한화테크윈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4일부터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고 있다. 현장관리자에게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임단협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노 연대가 강화될 경우 회사는 임금인상 요구에 직면,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결정된 게 없어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한화테크윈지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