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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CIO "소외 중소형주·펀드로 상승세 확산…자산재분배 나설 때"
코스피 2400시대…블랙록·한국밸류·메리츠·삼성운용 CIO 4인 진단
2017-07-27 15:46:28 2017-07-27 16:36:05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올해 들어 코스피가 20% 넘게 급등하는 등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여전히 국내에 투자 기회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대형주, 경기민감주의 강세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이들에 비해 그간 소외됐던 중소형주, 내수주로 상승 분위기가 옮겨갈 것이라며 리밸런싱(자산재분배)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27일 <뉴스토마토>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리처드 터닐 수석투자전략가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 등 대형운용사 CIO에게 코스피 2400시대에 주식·펀드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와 유망한 투자처에 대해 들어봤다. 
 
 
중소형·헬스케어·고배당·지배구조관련주로 상승세 확대
 
CIO들은 국내증시의 강세 기조가 당분간 흔들림 없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상승 주체는 대형주 중심에서 중소형주, 낙폭과대주로 확대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상승세와 폭이 가파른 건 사실이지만, 실적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코스피 자체는 횡보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사장은 "대신에 기존에는 IT, 은행주 위주로 올라왔다면 앞으로는 상승 업종과 사이즈도 확산되면서 내수주나 중소형주의 레벨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낙폭이 과대한 섹터로 유통, 건설, 철강, 중소지주사를 꼽았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한국증시가 상승한 데는 삼성전자의 힘이 컸다. 전체적으로 보면 밸류에이션이 아직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지캡(대형주) 중심의 시장이 왔고, 이 과정에서 펀더멘탈이 아닌 것 예를 들면 사드 이슈 같은 악재가 시장에 과하게 작용하면서 헬스케어라든지 편의점, 화장품 등 소비주가 소외됐다"며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주식가격 왜곡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는 "글로벌증시의 주가 수준이나 이익성장률에 비하면 여전히 국내증시가 저평가 상태이고, 신정부 출범과 더불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기대되면서 기업 지배구조 면에서도 긍정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IT, 은행주 외에 고배당주, 지배구조관련주로 관심을 주문했다.
 
블랙록자산운용도 한국이 포함된 이머징마켓(EM)의 전망이 밝다고 했다. 리처드 터닐 블랙록자산운용 수석투자전략가는 "세계적인 경기 확장세가 지속적이긴 하나 과거 사이클에 비하면 느리고, 주식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미국보다 EM, 유럽, 일본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펀드, SRI·중소형·헬스케어·중국 유망…채권, 국채보다 '크레딧'
 
이들은 펀드 투자는 사회책임투자(SRI)펀드, 중소형펀드, 헬스케어펀드, 고배당주펀드를 추천하고 장기적 성장성이 높은 투자처에 장기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이승준 상무는 한국증시의 재평가에 맞춰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아우르는 SRI펀드가 유망할 걸로 봤다. 삼성운용은 이에 맞춰 내달 '삼성착한책임투자펀드'를 출시한다. 이 상무는 "중국정부가 그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상승을 억눌렀지만,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MSCI A주에 편입되며 매수심리까지 덩달아 해소되는 중"이라며 중국본토펀드 관심도 유효하다고 했다. 
 
존리 대표는 해외투자에 있어서는 성장성에 주목하고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를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주식 테마는 장기적으로 헬스케어 전망이 밝을 것으로 봤다. 존리 대표는 "인터넷이 생긴 후 20년간 엄창난 변화를 맞았다. 헬스케어도 마찬가지"라며 "장수는 인공지능(AI) 등 기술발전과 결합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중소형주로의 상승 분위기 확대에 중점을 두고 중소형가치주펀드가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또, 실질배당률이 높은 주식으로 구성된 배당주펀드에 대한 인기도 지속될 거라고 했다.  이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소외되고 저평가된 종목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블랙록은 채권보다는 주식이, 국채보다는 크레딧을 선호했다. 리처드 터닐은 "채권에서는 우량 등급의 크레딧, 명목 채권보다는 물가연동채권이 긍정적이며 선별적으로 이머징마켓 채권에서도 기회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머징마켓 채권은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글로벌 성장의 수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존리 대표는 "펀드 같은 금융상품은 한 번 가입하면 은퇴할 때까지 가져간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펀드매니저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곳은 어디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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