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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벤처붐, 선순환생태계 구축이 우선)③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가정신' 열풍…개선점은
한국, 기업가정신 인식 개선 중이지만 실행력은 아직 부족
2017-09-28 06:00:00 2017-09-28 06:00:00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4차 산업혁명 바람과 함께 최근 국내에서도 기업가정신 함양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정신에 대한 실천적 교육이 수반되지 않으면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벤처부 신설, 대규모 벤처육성정책 예고 등에 힘입어 사회전반적으로 중소·벤처생태계 선순환 구조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이 가운데 생태계 조성의 시발점이 될 기업가정신 또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가정신이란 미국 경제학자 슘페터에 의해 널리 퍼진 용어로, 기업가에 대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며 변화를 과감히 모색하는 혁신활동의 주체로 인식하는 것을 가리킨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 기업가정신은 창업 성공의 필수요소로 여겨진다. 산업간 융복합으로 세상에 없던 업종과 직군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창업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고,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창업의 기본정신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최근 기업가정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공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네이버D2스타트업팩토리, 아산나눔재단의 마루180, SK행복나눔재단, 롯데엑셀러레이터, 한화 드림플러스 등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업네트워킹 교류공간이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교육공간들이다.
  
이처럼 기업가정신 열풍이 정부나 공공기관을 넘어서 민간까지 확산되면서 기업가정신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은 점차 사회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사실 이는 구글캠퍼스를 시작으로 생겨난 범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이 사회적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기업가정신을 담아내고자 하는 재단들을 많이 만들었다"며 "어찌됐건 한국의 정책적, 생태계적 지원 수준은 현재 낮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통계자료를 보면 기업가정신과 관련한 국내 환경은 주요 국가 대비 여전히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현 중소벤처기업부 전신 격인 중소기업청의 의뢰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조사한 2016년 자료를 보면 한국의 기업가정신 생태계지수는 67.12점으로 세계 주요 20개국 중 16위를 기록했다. 주요국가 중 미국은 1위, 아랍에미리트가 2위, 호주 3위, 중국 4위, 싱가포르 5위 등을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미국의 경우를 보면 기업가정신을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간주하고 관련 교육을 평생학습과정으로써 접근하고 있다. 초중등 과정에서는 국가경제교육연합(NCEE), 국가기업가정신교육재단(NFTE) 등 다양한 비영리 교육기관에서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 중이며, 대학의 경우 하버드대학이 1945년 처음 창업과정을 도입한 이래 1970년대부터 경영대를 중심으로 비영리재단 등의 지원을 통해 기업가정신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교육 역시 중소기업개발센터(SBDC), 지역 상공회의소, 대학, 다양한 비영리재단 등에서 다채롭게 실시 중이다.
 
김문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연구조사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평균대비로는 낮은 수준이지만 기업가정신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인식은 그런데 실행이 문제"라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자꾸 관찰해보고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근데 이게 제도권 교육에서 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창업생태계에서 실행되는 기업가정신 교육이 그간 기술 교육 위주로만 진행된 점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김 팀장은 "예를 들면 사업계획서나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법, 벤처캐피탈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스킬 중심의 멘토링이 이뤄졌고 사실 그런 부분은 다른 국가보다 높다"면서도 "근데 그 역량을 가지고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제는 인식과 실행 사이 갭을 줄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국내에서 기업가정신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인식에 비해 실행력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에서 기업가정신 교육 및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마련한 공간 '마루 180'에서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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