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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아이폰8, 전작보다 30% 덜 팔린다”
전작과 큰 차이 없고 아이폰X 대기수요 많아
2017-11-05 15:17:54 2017-11-05 15:17:5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금 바로 살 수 있어요. 전작보다 30% 정도 덜 팔린 것 같습니다.”
 
아이폰8이 한국에 출시된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젊은 소비자 몇 명이 신제품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상담 창구는 아이폰8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채워져 있었지만, 5분도 되지 않아 구매가 가능했다. 수십명이 새벽부터 줄서기를 벌인 지난해 아이폰7 출시 때를 떠올리면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같은 날 을지로 SK텔레콤 직영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매장 안은 네댓 명의 소비자가 상담을 받고 있을 뿐, 아이폰8 출시 첫 날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김수민(23)씨는 “새로운 아이폰을 사려고 매장을 찾았는데 사람이 많지 않아 놀랐다”면서 “1년 전만 해도 예약가입을 하지 않으면 물량이 없어 3일 넘게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아이폰8 출시 당일 KT스퀘어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아이폰8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는 전작과의 차별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8은 강화유리와 알루미늄 소재를 입힌 겉면과 무선충전 기능 이외에는 대체로 전작과 비슷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에 대한 대기수요도 아이폰8 구매를 저하시킨 요인이었다. 이날 미국·중국·호주 등 전세계 50여개 나라에 출시된 아이폰Ⅹ는 매장 앞에 수백명이 진을 칠 정도로 큰 호응을 샀다. KT스퀘어 관계자도 “아이폰7 때는 첫날 오후 3시 기준 160대를 넘어섰는데 아이폰8은 130대 정도 팔렸다”면서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연말 출시될 아이폰X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충성 고객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아이폰8을 사러온 소비자들은 아이폰X의 낯선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이폰8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X는 홈버튼이 없고 액정이 상단으로 튀어나와 있어 ‘M자 탈모’ 디자인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유길우(27)씨는 “맥북, 아이팟 등을 사용하고 있어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쭉 써왔다”면서 “아이폰X는 홈버튼이 없는 점이 불편할 것 같아 아이폰8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8 출시 안내문이 높여진 SK텔레콤 직영점.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일부 온라인 유통망과 집단상가에서는 아이폰8 불법 보조금도 뿌려졌다.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출고가 94만6000원의 아이폰8 64GB 실구매가가 4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최대 50만원에 달하는 불법 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휴대폰 유통망 관계자는 “아이폰X이 출시되면 아이폰8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지금 판매량을 늘리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통업계에 따르면 아이폰8은 출시 이후 이틀 동안 약 14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나온 아이폰7의 60~70% 수준이다.
  
KT 아이폰8 출시 행사에 참여한 소비자들. 사진/KT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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