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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탐정의 자산관리)11월 금리인상 신호…유망한 자산은?
부동산, 채권 비해 악재 덜해…경기 호황 뒷받침 '주식' 강세도 여전
2017-11-10 06:00:00 2017-11-10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내 일은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거야."(셜록 홈즈)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탐정 셜록이 있다면 여의도에는 재무 회계를 읽어주는 '맨발의 셜록'이 있습니다. '28년 증권맨' 원강희 KTB투자증권 리스크관리실장(상무)입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탐정 사고방식은 금융투자업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름했다고 합니다. 맨발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의밉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재무탐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금융 관련 지식을 통찰력 담긴 '글발'로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을 쥐고 다루는 자본시장에 구구절절한 조언은 달지 않습니다. 증권부 김보선 기자는 격주로 여의도 맨발의 셜록을 만나 탐정의 시각으로 자본시장을 들여다 봅니다. 오늘은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한 자산관리에 대해 살펴봅니다. 
 
-씨티,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0.25% 인상될 걸로 전망하는데요, 이런 전망의 근거가 뭘까요. 
 
최근 국제금융센터에 의하면 외국계 투자은행 10개 중 7개가 11월에 0.25% 금리인상을 예측했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시장의 예상치인 1.0%를 훌쩍 넘어 1.4%에 이르자 시장의 분위기가 확 바뀐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한국은행은 강력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습니다.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처음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출현한 것입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금년 성장률이 3%로 예상될 것으로 기존 전망치를 상향 수정하였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 기자회견에서 “금년 성장률을 3.0%로 높였고 물가상승률도 중기 목표치에 부합하는 2%로 예상한다”며 “경기 여건이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정도로 성숙됐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여건도 금리인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있고 금년 12월에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가 역전되어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주열 총재의 퇴임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퇴임 이전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이 이주열 총재의 퇴임 전인 11월, 12월, 1월 중에는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의 부담을 차기 총재에게 넘기는 것은 관례상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주열 총재는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타격을 생각하여 금리인상은 매우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을 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북핵리스크도 당장 금리인상을 하는 데 신중을 기하는 요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금리인상은 이래저래 어려운 선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중하게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향후 3개월내에 금리 인상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리인상 전망에 채권가격이 약세인데요, 채권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금리가 오르면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앉아서 손실을 감수하면서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헤지를 한다고 하지만 결국 헤지를 받아주는 기관도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금융기관 전체로는 손실을 헤지할 방법이 딱히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들은 이러한 면에서 금융기관 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장기채권을 들고 있다면 일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채권을 매도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 금리인상이 본격화 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채권을 매도하고 다른 자산을 매수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할 수 있습니다.
 
둘째, 만일 굳이 채권을 사야 하는 형편이라면 장기채권 보다는 단기 채권을 매수하는 전략이 좋습니다. 금융상품도 장기 상품 보다는 단기 상품을 계속 갈아타는 것이 미래 금리 인상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금리 선물 등으로 금리 상승을 헤지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개인에게 헤지는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선택입니다. 차라리 채권을 매도하는 것이 낫습니다.
 
넷째, 개인이 금리 상승을 헤지하는 좋은 수단으로 장기 대출을 받아 자산을 사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야 금리 인상기에 유리 합니다. 장기 대출을 받으면 나중에 금리가 올라도 낮은 금리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이익이 됩니다. 물론 빚을 내서 자산을 사는 것은 자신의 부담여력을 잘 감안해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
 
-채권 밖으로 눈을 돌린다면, 금리인상기 어떤 자산의 투자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나요.
 
금리 인상기에는 이론적으로는 어떤 자산도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금리 인상기에 주식이 추천이 됩니다만 이론적으로는 주식도 채권과 같이 미래의 배당을 현재 금리로 할인한 것이 현재의 가치이기 때문에 금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물론 지금의 주가상승이 금리 때문에 억제될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순수히 이론적인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지요.
 
모든 자산이 금리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채권에 비해서 부동산과 주식은 그 정도가 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채권은 미래의 현금흐름이 고정되어 있지만, 부동산과 주식은 현금흐름 수입이 금리 상승이나 인플레이션과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까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금리 하락이 기여한 바가 큽니다. 이와 함께 낮은 대출금리로 자산을 사두면 부동산 가격은 경기상승과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은 경제의 성장과 함께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면서도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인상이 헤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부동산의 가격은 많이 상승해 버렸습니다. 따라서 지금 뒤늦게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금리인상은 과거처럼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경기상황을 반영한 만큼 기회가 될 거라는 분석이 뒤따릅니다. 경기지표나 기업실적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상 이후 현재의 강세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예상해볼 수 있을까요.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는 금리가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이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는 금리 인상이 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서가 아니라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의 시그널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경기가 회복되어서 금리 인상 여건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식이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경기상승세가 이어지지 않는데 금리가 오른다면 분명 금리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주식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경기가 정상화 되고 기업 이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윤이 금리 인상분 보다 더 빨리 늘어난다면 주식의 가격은 오를 것입니다.
 
금리인상 자체는 주식시장에 좋을 것이 없지만 앞으로 금리 인상은 경제성장률을 뒤따라 가면서 경기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정도로 조심스럽게 운용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다면 경기 회복국면에서는 주식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맨발의 셜록은 금리인상은 이래저래 어려운 선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중하게 이루어 질 것이라며, 다만 향후 3개월내에 금리 인상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데 시장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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