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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 부진에 알뜰폰업계 속앓이
운영비 부담에 수수료까지
2017-11-22 17:13:03 2017-11-22 17:13:0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허브'를 통한 알뜰폰 월간 판매량이 정체다. 3월 월 개통대수 1700여대로 최고점을 찍더니, 최근 3개월은 하락세다. 허브는 업체들의 유통망 구축을 목적으로 지난 2015년 5월 문을 연 온라인 판매 사이트다. 정부와 알뜰폰 업체들이 사이트 운영비용을 분담한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허브를 통해 8월 1568대, 9월 1360대, 10월 1390대의 휴대폰이 팔렸다. 월 평균 1440대다.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 600~700여대와 비교하면 크게 늘었지만, 올해 3월 1710대로 최대치를 찍은 이후 다시 줄어들고 있다. 허브 운영에 월 2000만원 이상 들이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미진한 실적이다.
 
알뜰폰 허브사이트 개요. 사진/알뜰폰 허브사이트 캡쳐
 
다른 알뜰폰 판매 유통망과 비교해서도 부진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또 다른 알뜰폰 판매 유통망인 우체국 알뜰폰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약 36만대, 월 평균 3만대를 개통하는 실적을 올렸다. 허브의 1년 판매량보다 우체국 알뜰폰의 한 달 판매량이 많다. 
 
허브는 개설 초기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알뜰폰 가입자가 대부분 중장년층인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을 통한 가입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젊은 층에게도 알뜰폰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홍보부족으로 운영 1년은 개통 건수가 100여건에 불과했다. 때문에 우체국 알뜰폰과 통합 운영하는 안도 논의됐다.
 
매달 부과되는 운영비도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이다. 사이트 개설에만 약 2억원이 들었고, KAIT와 알뜰폰 사업자들은 연간 2억6000만원의 운영비를 나눠서 내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자체적으로도 온라인 가입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허브를 통하면 수수료를 내야지만, 자체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 가입이 이뤄지면 수수료 부담이 없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허브 사이트 유입보다 자사 사이트 유입이 훨씬 많다”면서 “운영비 부담을 감안하면 개통량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속적인 홍보와 프로모션으로 개설 초기보다 개통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향후에도 허브가 알뜰폰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KAIT 관계자는 “사이트 유입자가 초기에는 매우 적었지만 매년 늘어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자사 사이트를 낼 수 없는 영세 사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유통망”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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